소설가 박범신(54·명지대교수)씨의 문학전집이 20여권 분량으로 세계사에서 출간된다. 우선 그의 첫번째 창작집 ‘토끼와 잠수함’, 첫 장편소설 ‘죽음보다 깊은 잠‘(전2권)이 출간됐다.1차로 '죽음보다…' 등 2권
'욕망' 모티브·극적서사 돋보여
‘죽음보다 깊은 잠’은 박씨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렸던 화제작이다.
유신이 막바지로 치닫던 1979년, 연애소설의 양식에다가 산업화시대의 보편적 인간군상의 욕망과 좌절을 담은 이 소설은 당시 20만 권 이상이 팔리는 최대의 베스트셀러였다.
그가 소설에서 쓴 ‘욕망의 엘리베이터’니 ‘칼날과 풀잎’이라는 말들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곧 이어 발간될 ‘풀잎처럼 눕다’등 다른 많은 작품도 영화, TV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져 70년대 문학의 대중화에 커다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씨는 1973년 등단 이후 한국사회에서 파행적으로 진행돼온 속류 자본주의의 현실을 ‘욕망’이라는 모티프를 가지고 화려한 문체, 극적인 서사로 보여준 작가다. 그의 장편은 오히려 지금 읽어도 요즘 젊은 작가의 작품보다 생생한 현실감을 줄 정도로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이 빛나보인다.
그는1990년대 중반에는 스스로 느낀 작가적 한계로 3년여 절필했다가 ‘흰 소가 끄는 수레’ 연작으로 ‘작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우뚝하게 재기했다.
전집 기획위원(시인 남진우, 평론가 이경호, 소설가 이순원)들은 “박범신 문학은 한국 소설의 재충전과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시금석 역할을 충분하게 감당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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