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63홀 무보기행진을 벌인 타이거 우즈(24)가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우즈는 23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파 72)에서 계속된 제129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44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서 버디 4, 보기 1개를 쳐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은빛 찬란한 클라렛 저그(Claret Jug·우승은컵)를 차지했다.
우즈는 또 90년 닉 팔도가 여기서 세운 최소타 우승기록(18언더파 270타)을 1타 경신했다.
우즈와 한 조로 맞대결을 벌인 데이비드 듀발은 11번홀까지 버디 4개를 잡으며 단독 2위로 맹추격을 펼치다 12번홀 보기를 계기로 무너지기 시작, ‘마의 홀’인 17번홀에서 쿼더러플 보기로 결정타를 맞아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1위로 떨어졌다.
반면 어니 엘스(남아공)와 비욘 토마스(스웨덴)는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즈는 전날 밤 벌어진 3라운드선 버디 7,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중간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했다.
1997년 마스터스, 99년 PGA챔피언십, 지난 6월 US오픈에 이어 브리티시오픈 타이틀을 거머쥔 우즈는 5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특히 66년 잭 니클로스가 4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되면서 세운 최연소(당시 26세) 그랜드슬램 달성기록도 2년 앞당겼다.
우즈는 3라운드서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318.5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81.3%, 그린적중률 94.4%를 기록했다.
데이비드 톰스와 3라운드 마지막 조로 출발한 우즈는 2번홀(파 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해 US오픈 포함, 메이저대회 무보기 행진을 63홀에서 멈추면서 2위에 1타차까지 쫓겼다.
우즈는 그러나 3번홀(파 4)의 3㎙ 버디퍼팅에 이어 8번홀(파 3)에서는 티샷을 핀 1㎙에 붙이는 절묘한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추가했다.
9번홀(파 4)에서도 6㎙ 버디퍼팅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우즈는 12번홀부터 14번홀까지 줄버디 행진을 한 뒤 ‘마의 홀’인 17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지만 18번홀을 4.5㎙ 버디퍼팅으로 마쳐 ‘역시 우즈’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허리 통증때문에 서서 식사를 할 정도였던 듀발은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투혼을 발휘,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전날 2위 톰스는 1타를 줄여 9언더파 207타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로렌 로버츠(미국) 등과 공동 4위로 밀려났다.
엘스는 11번홀까지 10언더파로 선전하다 12번홀 티샷이 러프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해 합계 8언더파 208타로 톰 레이먼, 스티브 플레시, 데니스 폴슨(이상 미국)과 함께 7위에 만족해야 했다.
필 미켈슨은 7언더파 209타로 공동 11위로 떨어졌으며 3위였던 유럽의 신성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1오버파로 부진, 프레드 커플스 등과 공동 13위로 주저앉았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골프 그랜드슬램이란?
골프의 그랜드슬램(Grand Slam)이란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4개의 메이저대회(브리티시오픈, US오픈, PGA선수권, 마스터스)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260년 골프역사에서 그랜드슬래머는 진 사라센(미국) 벤 호건(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로스(미국) 등 단지 4명에 불과하다. 당연히 골프에서는 거론되기 어려운 용어이기도 하다. 골프 역사상 최다승에 빛나는 바이런 넬슨(미국, 통산 81승)과 골프의 대명사 아놀드 파머(미국)조차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1935년 당시 33세의 진 사라센이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이뤘고 이후‘황금곰’잭 니클로스가 66년 브리티시오픈을 거머쥐면서 26세의 나이에, 당시로는 최연소이자 최단기간(5년)에 그랜드슬래머에 등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2000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골프천재’우즈의 등장으로 니클로스가 세운 기록들은‘용도파기’될 운명에 처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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