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종금(옛 아세아종금)의 외자유치 실패,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의 합병 무산 등 종금업계에 악재가 도미노현상처럼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종금사의 윤곽이 드러나는 등 종금업계 구조조정 일정도 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5일부터 10여일간 8개 종금사에 대해 벌인 실사 결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에 미달하는 종금사는 중앙, 한스, 한국 등 3개사로 알려졌다.
금감위는 이들 3개 종금사에 대주주를 통한 증자를 요구한 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예보 자회사로 편입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들 3개 종금사가 한결같이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한스종금은 대주주인 스위스은행 컨소시엄 SPBC측으로부터 3,000만달러 규모의 증자를 단행해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지만 SPBC측이 최근 “도저히 회생 가능성이 없다”며 손을 빼는 바람에 결국 무산됐다.
중앙종금도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추진해 왔던 제주은행과의 합병이 수포로 돌아갔다. 중앙종금측은 “합병무산과 관계없이 500억~600억원의 증자를 통해 현재 4% 가량에 불과한 BIS비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자본유치 대상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증자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이 대주주(지분 22.6%)인 한국종금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한국종금에 3,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한 하나은행이 증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부 실사결과를 본 뒤 증자를 통한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지원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증자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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