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오키나와시 가데나초(嘉手納町)의 미 공군 가데나 기지.섭씨 33도의 무더위 속에 참가자들은 기지를 향해 천천히 맞잡은 손을 치켜 들었다. 둘레 17㎞의 기지를 인간사슬이 에워싸는 순간 환호성이 터졌다.
1995년과 1998년의 후텐마(普天間)기지 봉쇄, 1987년과 1990년의 가데나 기지 봉쇄에 이은 오키나와 다섯번째의 인간사슬이다. G8정상회담을 맞아 세계에 미군 기지의 존재를 알리겠다는 주최측의 뜻이 소박하게 표현됐다.
이날 행사는 오키나와의 시민단체인 '기지는 필요 없다_ 인간사슬 현민행동 실행위원회’가 기획했다. 일본 전국의 시민단체와 한국의 녹색연합 등 외국NGO가 동참했다.
기지내 폐수와 토양 오염에 관심을 보인 환경단체, NGO의 연대를 위해 참가했다는 빈곤추방 운동단체 등 참가자들의 시각은 다양했다.
주최측이 발표한 '평화 메시지’가 "새로운 기지 건설에 반대한다”며 "기지의 조속한 정리·축소를 실행하라”고 주장한 것이 가장 강경한 발언이었다.
최소한 1만5,000명이 참석했다는 주최측의 주장과 달리 경찰측은 참가자가 1만명에도 이르지않아 인간사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행위원회의 사큐가와 마사카즈(佐久川政一) 공동대표는 "미국은 미군이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고 있다는 의미의 평화를 주장한다”면서 "이런 힘의 논리와 달리 우리는 비폭력의 기지없는 평화를 주장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경 1,500㎞ 안에 도쿄(東京)와 서울, 난징(南京)과 타이베이(臺北) 등이 포함되는 위치는 어디서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미군에게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만 있다.
/가데나=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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