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화관광장관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방문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박장관은 18일과 19일 두차례 한나라당 주진우 총재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19일 오전 중에 이총재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이총재는 국회파행 상황 등의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박장관이 이총재와 면담하려 했던 이유는 크게 3가지였다고 한다. 첫번째는 국내 언론사 사장단이 8월5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평양과 백두산을 방문하며 자신도 동행한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두번째는 문화관광부 관계자들이 16일과 17일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측 관계자들이 북측 보도기관의 이총재 및 조선일보 비난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문화부 관계자들이 ‘남한 내 야당과 언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대화가 어렵다’고 하자, 북측은 사과없이 ‘알았다’고만 하면서 ‘그렇지만 조선일보는 좀더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장관은 그러면서 “언론사 사장단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더 이상 이총재 등을 비방하지 말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세번째는 27일에 열리는 남북 당국자 회담의 구체 내용에 대해 박재규 통일장관이 직접 이총재를 만나 사전 설명하려 하니 이를 받아들여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총재는 “국회가 이런 판에 장관이 야당총재에게 정중하게 보고하는 모양새 자체가 어줍잖다”며 “오지 않아도 좋다”고 거절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국회 개판’발언을 하고 정대철 의원이 이총재를 삿대질 비난하는 마당에 박장관의 격식 갖추기가 달가울 까닭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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