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의 신화' 유죄판단 배경법원이 18일 만화 ‘천국의 신화’에 대해 내린 유죄판결은 창작의 자유보다는 ‘청소년의 성(性) 보호’란 가치를 우선 고려한 것이다.
서울지법 김종필(金鍾泌)판사는 이날 “창작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작품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경우엔 창작의 자유에도 일정 정도 한계를 둬야 한다”고 판결배경을 설명했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의 음란성과 폭력성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국의 신화’에 나오는 집단 성폭행, 수간(獸姦), 원시인들의 잔인한 살인 장면 등이 한민족의 상고사를 신화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 하더라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표현의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김판사는 2개월여 동안 선고를 미루고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을 강구, 고심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판사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성인들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집단 성폭행이나 수간 등을 담은 만화를 청소년에게 배포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었다”며 결국 표현의 자유에 제한을 두는 쪽으로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향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의 음란성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국의 신화’ 보다 훨씬 더 음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일본만화가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는데다 시민단체들이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의 음란성 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씨는 판결 직후 항소의사를 밝혀 ‘천국의 신화’를 둘러싼 법정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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