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북한의 박동춘(朴東春) 외무성 부상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독일 기민당(CDU) 소속 연방의원들에게 이같이 제안하며 국교수립 의지를 표명했다.
박 부상은 또 “국제 무대에서는 서로 돕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외무부 국장급 이상 수준의 회담을 정례화할 것을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에 제안했다.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신문의 보도이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전부터 인상적인 전방위 외교를 펼쳐 왔지만 그 대상 가운데 독일도 미국 일본 만큼이나 비중있게 접근하고 있다. 북한은 올 초 이탈리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사실상 유럽연합(EU)의 좌장인 독일의 벽을 넘지 않고선 온전하게 유럽무대에 진출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북한은 과거 동독을 통해 선진기술과 자본을 도입했으나 통독 후 관계가 단절되자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경험이 있다.
북한의 독일에 대한 구애는 최근 들어 노골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셔 외 무장관이 탄 독일 공군기가 지난 주말 일본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러가던 중 북한영공을 침범했으나 이를 용인한 것도 중요한 예이다.
수교를 향한 독일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화학의약품 제조업체인 바이엘, 전기·전자업체인 지멘스 등 독일기업 20여개가 북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독일은 ‘과학기술사무소’라는 명칭의 평양사무소를 오는 10월 개설할 예정이다.
세상이 급변 속에 빠져가고 있음을 북한과 독일의 관계에서도 읽을 수 있는 요즘이다. 세상은 정말 어지럽게 돌아가는 데 우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 지 의문이 든다. 집권당대표의 표현대로 여전히 ‘개판’만 거듭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동준국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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