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막하 장수로서 거북선 제작에 공이 큰 나대용(羅大用)장군의 생가가 당국 및 문중의 관리 소홀과 계속되는 장마로 인해 흉가로 변해가고 있다.나주시 문평면 오룡리에 위치한 나대용 장군 생가는 현재 전남도 기념물 제26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데 전남도에서 매년 한 두 차례 초가지붕을 이는데 필요한 경비가 보조되는 것외에 이렇다할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계 당국에서는 이를 문중에서 관리해야 할 일이라며 미루고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해 온 금성 나씨 문중마저 최근 몇년새 문중내 기업인과 재력가들의 지원이 뜸해지면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볼썽사납게 방치되고 있다.
현재 이 곳은 나주시 안내책자는 물론 문화·관광유적지 안내간판, 나주시 홈페이지 등에 소개되고 있어 지역 안팎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장마에 짚으로 이은 지붕과 서까래, 마루, 기둥 등이 썩어들어가고 있고, 벽과 천정 등도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심하게 피어 벽지가 너덜거리며 심한 악취가 나는 등 훼손돼 있는 상태다.
당국과 문중에서는 지붕이 썩는 것을 막는다며 부랴부랴 비닐과 차양을 씌워놓았으나 이 역시 통풍을 방해하고 있어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엔 이 곳을 찾은 관람객들도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적지가 볼품없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고 당국의 무성의를 질타하고 있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나대용 장군 생가의 경우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 기념물로 지정됐으나 물빠짐이 제대로 안돼 지붕이 썩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번 문화재로 지정되면 원형을 변형할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는 말만 되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전형적인 탁상행정 사례”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가 눈앞에서 계속 망가지고 있는데 규정 운운하고 있다는 게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또 시의 홍보책자를 들고 생가를 찾는 관광객들은 그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실을 무시한 문화재 관리원칙을 하루 빨리 정비하고, 문화재에 대한 관리책임을 명확히 해서 소중한 문화유산이 훼손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김양순 나주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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