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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中 이은 러·北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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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中 이은 러·北 정상회담

입력
200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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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잇는 3각 협력체제가 시동을 걸었다. 미국과 일본, 한국으로 연결되는 한 동맹축에 대항하는 이같은 움직임은 동북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태동하고 있다는 신호인 동시에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비터가 될 전망이다.적의 적은 친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정상회담후 발표한 공동선언문 중 가장 주목할 대목은 기존에 체결된 미국과 러시아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은 NMD를 추진하면서 ABM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양국은 미국의 NMD구상이 북한을 비롯한 ‘깡패국가들’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실상은 자신들의 목을 조르기 위한 것이라고 인식해 왔다. 양국은 공동 선언을 통해 미국이 21세기에도 1극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적인 우위를 이용, NMD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공동의 결의를 보인 것이다.

즉 양국은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대항,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체화함으로써 국제적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셈이다.

이와 관련, 양국은 미국의 최대 관심지역인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의 독무대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양국은 특히 북한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미국 및 일본과 수교를 하려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

江 주석이 “남북정상회담 성공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도 바로 이같은 속내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푸틴대통령도 “우리는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처럼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문제등과 관련,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경제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러시아는 중국이 필요로 하고 있는 전투기와 함정, 잠수함 등을 수출하고 기술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으로서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대만관계를 고려할 때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은 상당히 중요한 입장이다. 또 자국의 군수산업 강화와 경화를 필요로 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도 중국과의 협력은 ‘소중’하다.

북한을 당긴다 ‘괴뢰 북한’의 조종자였던 구소련의 후신 러시아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정치 경제 군사 등의 분야에서 과거를 복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으나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청산하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 푸틴은 보다 구체적인 협력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와 유사한 ‘한반도 비미사일화’ 방안을 푸틴이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즉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 국제적인 안전보장을 해준 후 한반도를 미사일 비확산 지역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주장해온 한반도 6자회담과 관련이 있으며 미국의 NMD구상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안으로 분석된다.

이장훈기자

truth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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