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개헌 추진 연기 문제로 갈라 섰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 중앙집행위 의장의 재결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두 사람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아 아직은 ‘설’ 수준이지만 김의장의 자민련 입당 및 총재취임설,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자민련 민국당 한국신당의 ‘소 3당 연합’ 등 상당히 구체적인 시나리오들이 나돌고 있다.
두 사람은 제헌절인 17일 경기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18홀을 도는 동안 함께 카트를 타고 4시간 넘게 밀담을 나눴다.
최근 웃는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던 JP도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 이완구(李完九) 의원까지 함께 한 이날 골프회동이 흡족했던지 “웃으면서 대화하면 적이 없더라”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내각제 개헌 문제로 엄청난 갈등을 빚은 두 사람이 총리 집무실에서 고성을 주고 받은 뒤 헤어진 지난해 말 과는 전혀 다른 상황 전개다.
두 사람의 관계는 김의장이 지난 5월 총선에 참패한 JP가 칩거하던 신당동 자택을 예고없이 찾아가면서 복원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골프회동은당시의 위로 방문과 달리 각자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다분히 계산된 만남이다.
당장 JP는 55석에서 17석으로 준 자민련의 자생력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JP의 한 측근은 “김의장을 영입, 자민련을 맡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JP에 이어 충청권 대표주자를 노리는 김의장 역시 총선을 통해 1석 정당의 한계를 실감했다.
그는 이미 지난주 마포 당사를 정리했다. 둘을 묶는 끈은 16대총선을 거치면서 느슨해졌지만 여전한 ‘그래도 JP와 함께’라는 충청권정서다.
제헌절 기념식에도 불참하고 골프장으로 달려온 김종호총재대행은 이날 “오늘 골프는 범 충청권 재단결의 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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