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단행된 고법부장판사 이상 고위 법관 49명에 대한 승진·전보인사는 법원장에 사시8회를 대거 중용, 조직안정을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처음으로 사법연수원 1기생(사시11회) 법원장이 탄생, 사법연수원생 법원장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대법관 6명 임명 이후 후속인사로 단행된 이번 인사는 특허법원장을 제외한 전국 법원장 전원을 교체한 대폭이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81년 이후 18년만에 고·지법원장 전원을 교체했었다.
법원장급에는 인재가 많기로 유명한 사시8회가 8명이나 법원장에 포진, 법원내 최대 인맥을 자랑했다. 특히 사시8회는 1회 후배인 손지열(孫智烈) 박재윤(朴在允) 대법관이 승진한 뒤 동기들 사이에 퇴진 여부를 놓고 동요가 심했으나 인사공백을 우려한 최고위층의 적극적인 만류와 설득으로 법원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중 사법부내 요직인 법원행정처 차장출신으로 대법관 물망에 올랐던 김효종(金曉鍾)인천지법원장은 ‘법원장의 꽃’인 서울지법원장으로 전보, 다시한번 기회를 갖게됐다.
이와 관련, 사시8회 선두주자에 속했던 권 성(權 誠)전 서울행정법원장과 이순영(李順英)전 부산지법원장은 10일 대법관 인사직후 후배를 위해 용퇴했다. ○…사시8회의 법원장급 전면포진과 함께 사법연수원을 최초 졸업, 사법연수원 기수로 불리는 사시11회(사법연수원1기) 법원장의 탄생도 이번 인사의 특징.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황인행(黃仁行) 강완구(姜完求) 김동건(金東建)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동기들중 처음으로 각각 울산·전주·제주지법원장으로 승진, 사법연수원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이들과 동기인 김용담(金龍潭)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승진 0순위로 불려온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발탁돼 주위의 축하를 받았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고법·지법원장 10인 프로필
■ 신명균 사법연수원장
8회 사법시험을 수석합격한 수재. 수려한 외모와 성실하고 차분한 성품을 가진 전형적인 신사풍 법관. 치밀한 법논리 전개와 능숙한 재판진행으로 정평이 나있다. 장인순(52)씨와 3남. 서울, 56세 경기고 서울대법대, 사시8회 창원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 조용완 서울고법원장
대입검정고시출신으로 만19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수원지법원장 재직시 등기부등본을 민원인 집까지 배달해주는 법원콜센터 제도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충경(51)씨와 1남1녀. 서울, 55세 검정고시 서울대법대, 사시4회 수원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 김대환 대전고법원장
서울고법수석부장 재직시 선거범죄사건 항소심을 전담하며 당시 역대 최다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원칙주의자. 변호사들과 접촉을 삼가해 변호사들이 가장 식사하고 싶어하는 법관이라는 소문까지 났다. 김태연(52)씨와 1남1녀. 경북 군위, 58세 경북고 서울대법대, 사시8회 서울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 최덕수 대구고법원장
다른 사람에겐 인자하지만 자신에겐 엄격한 성품에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법관. 치밀한 기록검토와 자상한 재판진행으로 당사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준다는 평. 김영숙(53)씨와 1남1녀. 경북 예천, 57세 경북사대부고 경북대 법대, 사시8회 대구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법원장
■ 김적승 부산고법원장
부산·경남지역 향토법관으로 자상한 성품탓에‘살아있는 부처’라는 애칭을 갖고있다. 자수성가한 탓에 어렵고 약한 재판당사자들의 권리구제에 애쓰는 스타일이면서도 판단이 신속하고 정확하다. 심성애(57)씨와 2남1녀 일본 동경, 58세 통영상고 국민대법학과, 사시8회 제주지법원장 울산지법원장
■ 강철구 광주고법원장
해박한 법률지식과 원만한 법정운영으로 정평이 나있는, 교통사고 손해배상 소송분야의 1인자이다. 판사 및 법원직원 복지향상에 많은 관심을 가져 상하간 신망이 두텁다. 고미술 감상은 수준급이다. 이기정(55)씨와 2남1녀. 경북 봉화, 58세 경기고 서울대법대, 사시2회 대구지법원장 춘천지법원장
■ 김효종 서울지방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며 빈틈없는 일처리로 행정능력을 인정받았다. 1997년 서울고법 재직시 국적법상 부계혈통주의의 문제점을 인정, 위헌제청을 신청해 국적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정인순(54)씨와 1남2녀. 충남 조치원, 57세 경기고 서울대법대, 사시8회 법원행정처 차장 인천지법원장
■ 이융웅 서울가정법원장
26년간 재판업무만 담당해 온 정통 법관. 민사·형사 등 모든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에 밝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외화를 낭비할 수 없다며 해외사법제도 시찰 기회를 포기, 화제를 모았다. 장경희(52)씨와 2남1녀. 함남 함흥, 57세 서울사대부고 서울대법대, 사시8회 서울지법 남부지원장 광주지법원장
■ 박영무 서울행정법원장
소탈한 성격으로 부하직원의 존경을 받고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며 법복 개정, 행정·특허법원 개원준비 등 사법개혁의 마무리 작업을 무난히 수행했다. 권순자(54)씨와 2남1녀. 함북 청진, 56세 경남고 서울대법대, 사시8회 서울지법 서부지원장 창원지법원장
■ 김용담 법원행정처 차장
공정하고 사려깊은 전형적인 법관. 독일법 분야에 정통한 학구파.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장기간 재직, 21세기 사법발전계획의 마무리를 맡을 적임자라는 평. 이숭리(52)씨와 2남. 서울, 53세 서울고 서울대법대, 사시11회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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