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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부실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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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부실 투성이"

입력
2000.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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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7조원가량이 투입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공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진행됐으며, 공사 감리단은 이를 알고도 묵살하는 등 부조리가 저질러져 왔다는 주장이 감리 실무자에 의해 제기돼 파문이 일고있다.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신축현장에서 35개월 동안 감리원으로 일했던 정태원(鄭泰圓·38)씨는 14일 서울 중구 정동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부실시공된 현장사진과 비디오 테이프, 관련 문서 등을 공개했다.

정씨는 우선 “공사측은 처음부터 충분한 설계도면도 없이 공사를 감행했다”면서 “여객터미널 마감공사만해도 설계변경 건수가 5월말 현재 1,780여건에 이르는 등 부당한 설계변경이 이뤄져 부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지난달 30일의 시설 준공식에 맞추기 위해 내장을 불연재 대신 가연성 합판이나 MDF판으로 설계변경하고도 별도의 불연처리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밖에 실제 공사진행상황과 시운전 완료상황 등을 확인해보면 6월말 준공식은 생색내기를 위한 허구에 불과했음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밖에 여객터미널의 내화뿜칠시공 두께 미달 트러스 철골 시공시 용접부위에서 균열 발생 슬라브 시공시 부실용접과 주요 자재 누락 공항 전체시설에서 누수현상 발생 등의 부실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정씨는 이어 “공항 감리업무 대행자인 CSC감리단 고위간부들은 이같은 부실사례들을 보고받고도 묵살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 내용을 시공업자와의 유착관계에 이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골조 준공때는 한 구역에서만 30건의 ‘검측문서’가 단장의 지시에 의해 위조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씨와 공동기자회견을 한 경실련은 검찰에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감리단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각각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씨가 제공한 20박스 분량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달여간 인천국제공항 부실공사 현황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며 “그 결과 공사측이나 감리단, 시공사가 부실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고도 공사를 강행했고, 시정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앞으로 ‘영종도 부실사례 제보 접수창구’를 개설, 공사부실 등에 따른 예산환수운동을 벌이는 한편, 대형국책사업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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