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인체에 치명적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다량 무단 방류한 것으로 밝혀졌다.녹색연합(상임대표 박영신)은 13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 주둔 미8군 영안실에서 지난 2월9일 475㎖들이 포름알데히드 480병을 기지내 하수구를 통해 한강으로 몰래 흘려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며 무단 방류 장면을 담은 사진과 약품, 내부고발자의 제보문서 등을 공개했다.
녹색연합 현장사진등 공개
녹색연합은 또 “1996년부터 카투사와 미 군무원 등 미군부대 근무자들로부터 미군측의 독극물 무단방류에 관한 제보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현직 미 군무원의 제보로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와 미군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미군은 한국에서 각종 사고로 사망한 미군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하기에 앞서 시체의 부패를 막기 위해 혈관주사용으로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해 왔다.
미군은 폐기물관리법상 고온소각, 고온용융처리 등을 거치게 돼 있는 포름알데히드 폐기물처리시설이 한국에 없기 때문에 일본 오키나와(中龜) 기지에 있는 처리시설로 이송해 폐기토록 내부규정으로 명시해놓고 있다.
녹색연합은 “미군은 규정된 재고량을 넘어선 포름알데히드와 시체 부패방지용으로 쓰고 남은 잔여물을 오키나와로 보내지 않고 자체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방류한 것”이라며 “언제부터 이런 불법이 자행됐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미군측에 사실확인을 요청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군측의 자체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한미군측은 녹색연합에 보낸 공문을 통해 “미8군 환경 관련 부서의 2월중 폐기물 처리기록 등을 정밀조사한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포름알데히드를) 방류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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