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경매 낙찰가를 낮게 조작해 농산물 판매대금을 가로채 온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농협공판장 경매사와 중간도매인 등 1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3일 공판장 메인컴퓨터에 기록된 경매가를 조작, 4억여원의 판매대금을 가로챈 농협가락공판장 경매과장 소모(40)씨 등 경매사 4명을 컴퓨터 등 사용사기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중간도매인 이모(38)씨 등 11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씨 등은 지난해 12월 농민 김모씨가 출하한 단감 9박스의 단가를 2만3,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컴퓨터를 조작해 박스당 4,000원의 차익을 챙기는 등 98년 7월부터 최근까지 1,190차례에 걸쳐 4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농민이 직접 경매장에 나오지 않고 낙찰내용을 노트북으로 전송하는 점을 악용, 가락공판장 메인컴퓨터에 들어가 입력된 낙찰가를 실제보다 5∼10% 정도 낮게 조작하고, 이를 숨기기위해 지역조합에 조작된 자료를 내려 보내면서 노트북 기록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차익을 나눠 가졌고 일부 중간도매상들은 조작 대가로 경매사들에게 400여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98년 7월부터 농산물 경매가 컴퓨터로 이뤄진 이후 이같은 비리가 많을 것으로 보고 전국의 농·수산물 공판장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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