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는 ‘망발’ 발언이 급기야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갔다. ‘망발시리즈’의 시동을 건 것은 북한 조선중앙통신. 이 통신은 11일 논평을 통해 “리회창 놈의 악의에 찬 망발이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이총재의 국회 연설을 망발로 몰아붙였다.발끈한 한나라당이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중앙통신 논평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문제삼자 이한동 총리는 답변에서 “이총재가 망발을 한 것이 아니라 북한 방송이 망발을 했다”며 ‘망발시리즈’에 가담했다.
이총리의 ‘성의있는 발언’으로 수그러들 것 같았던 여야간 ‘망발신경전’은 청와대 모수석이 이날 “이총재도 사려깊게 생각해야 한다. 국민들은 통일에 도움이 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 후 다시 불이 붙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13일 “청와대가 야당총재에게 망발을 서슴지 않는다”면서 “청와대가 친북세력이냐. 2박3일 동안 무슨 만리장성을 쌓았길래 그런 저자세를 보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권의원의 발언도 민주당에 의해 망발리스트에 올랐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곧 신상발언을 통해 “친북세력 운운하는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하는 망언”이라고 쏘아붙였다.
뒤이어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친북세력은 북한을 이해하고 충언하는 세력을 말한 것”이라며 권의원 발언의 해명을 시도했으나 여당의석에서는 또다시 “망”이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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