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은행을 비롯한 부실은행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정상화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9월말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불과 70여일. 치밀하고 실현가능성있는 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독자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던 노력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
■ 한빛- 자본확충.구조조정 병행
한빛은행은 3월말 현재 잠재손실이 7,769억원.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반기에 비워크아웃 여신에 대한 충당금(5,863억원)을 적립할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로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
하지만 은행측은 “계획대로 정리계획을 실시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부실채권 매각, 경매회수 등을 통해 2조933억원의 무수익여신을 감축하는 한편, 자본증권의 발행을 통해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
이와 함께 1,123억원의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저수익 점포 49개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도 단행할 방침이다.
■ 외환- 유상증자.후순위채 발행
외환은행은 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과 협의해 3·4분기중 유상증자에 나서는 한편 후순위채를 추가발행해 BIS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
또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현지법인을 매각하고 외화유가증권 투자규모를 축소하는 등 영업의 집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조흥- 잠재손실 없어 비교적 여유
조흥은행은 3월말 기준으로 잠재손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경영정상화 계획 마련에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이다.
특히 워크아웃업체인 아남반도체의 주가상승으로 추가이익이 기대된다는 점도 호재다. 은행측은 향후 2년간 당기순이익 8,000억원을 실현하는 한편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
점포축소, 아웃소싱 활용을 통한 인력감축 등을 통해 경영합리화에도 매진한다는 전략을 수립해놓고 있다.
■ 서울- 도이치銀 방어막 최대활용
서울은행은 도이치은행이라는 방어막을 최대한 활용, 도이치은행의 재무실사가 끝나는 대로 증자규모를 확정해 자본을 확충한 뒤 내년 1·4분기중 3억달러 규모의 해외예탁증서(GDR)를 발행할 예정이다.
또 분야별로 국제수준의 전문가를 영입한데 이어 위험관리체제를 구축해 효율적인 여신관리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각 은행의 자체적인 정상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은행가에서는 조흥은행 독자생존 또는 조흥+광주+경남은행 합병 한빛+외환+1~2개 지방은행 금융지주회사 통합 서울은행 경영정상화 뒤 해외매각 등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는 상태.
이와 관련, 서울은행 노조측은 13일 행내 방송을 통해 “서울은행은 경영정상화 뒤 해외매각키로 정부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해 금감위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갖은 청사진을 내놓으며 금융지주회사 편입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최소 4~5개 은행은 편입될 것”이라며 “BIS비율 뿐 아니라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인 만큼 일순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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