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테니스의 흐름을 바꿀 때가 됐다.”올 시즌 윔블던코트를 휘젓고 다닌 최고의 스타들은 한결같이 파워서버들. 피트 샘프러스도 윌리엄스자매도 캐넌서비스가 없었다면 이빨빠진 호랑이에 불과했을 것이다.하지만 최근 테니스계 일각에서 “테니스의 참맛은 스핀닥터(Spin Doctor, 드롭샷과 발리에 능한 선수)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 국제테니스연맹(ITF)이 비장의 무기를 빼들었다. 그동안 몇차례 논의가 됐던 볼의 크기에 변화를 주기로 한 것.
이미 공인구 제작사인 윌슨사가 디자인을 끝낸 ‘랠리볼(Rally Ball)’은 올 여름 본격적으로 코트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 볼의 지름은 2.79인치(약 7.08㎝)로 표준구보다 약0.43㎝가 더 크다.
이미 전문연구기관서 밝힌 이 볼의 특징은 톱랭커들을 긴장시킬 만큼 놀랍다. 이 볼은 평균시속 90㎞대의 스트로크 스피드를 2.4% 감소시키는데다 비거리도 58.34㎝나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볼을 사용할 경우 게임당 평균 500번의 랠리가 550~600번으로 늘 전망이다. 선수들의 시야에 쏙 들어오는 것도 강점. 벌써부터 2,0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동호인은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긴 랠리로 경기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최대약점.
또 톱랭커들의 거센 반발도 부담스럽다. 세계랭킹 14위 팀 헨맨(25·영국)은 이 얘기를 전해듣고 “너무 뛰어난 아이디어다. 다만 내가 은퇴한 후에나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거부반응을 보였다. 아무튼 100년 가까이 변함없던 볼이 바뀔 경우 테니스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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