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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뽑기…달고나…"그 맛이 그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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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뽑기…달고나…"그 맛이 그리워지네"

입력
200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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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엿장수가 골목에 나타났다 하면 어머니들은 아이들 단속부터 했다. 멀쩡한 놋숟가락과 할머니의 새 고무신이 느닷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녹슨 쇠붙이를 내밀며 “아저씨, 엿 많이 주세요”하면, “그거야 내 마음이지”하던 그 엿장수. 지금은 아무렇게나 버리는 쓰레기도 그때는 정말 소중한 자원이었고, 그래서 아무리 하잘 것 없는 물건도 엿장수 아저씨는 친절히도 다 받았다.

아카시아 꽃을 따먹던 이야기는 또 어떤가? 봄이면 산에 하얗게 피던 아카시아 꽃. 한 움큼 볼에 가득 넣어 씹을 때 느끼는 그 달콤한 맛이란. 이밖에 입이 심심할 때 하루종일 물고 다닌 꽈리, 씹을 수록 단맛이 나는 칡…. 1년에 한 번 먹었던 김밥은? 그래서 소풍 가기 전날 밤이면 “제발 비야 오지 말아다오”라고 기도했던 아이들.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못할 이같은 1960, 70년대 아이들의 생활상을 구수한 문체와 질박한 그림으로 되살려냈다. 봉숭아 꽃물을 들이고 검정 고무신을 가지고 놀던 엄마 아빠가 풀어놓는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요즘 박찬호 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던 프로 레슬링의 김일 선수의 이야기도 나온다. 위험에 처한 김일 선수가 박치기를 해서 상대 선수를 넘어뜨리는 장면이 나오면 온 동네는 떠들썩해졌다.

물론 동네 부잣집에만 있던 TV를 통해서다. 그러다가 주인이 심술을 부려 채널을 돌려버릴 때 그 아쉬움은 지금도 생생하다. ‘마루치 아라치’가 그랬고, ‘우주소년 아톰’이 그랬다.

이밖에도 아이들의 대표적인 주전부리였던 ‘뽑기’와 ‘달고나’, 항상 쌍둥이처럼 두 장이 맞붙어있던 ‘열아홉개의 새까만 눈’ 연탄 등 어른들도 잊고 사는 추억상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읽을 맛 나는 글도 글이지만, 홍익대 서양학과를 나온 최상훈씨의 그림은 정말 정겹기만 하다. 6,500원.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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