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호 감독의 선수폭행사건과 관련, 현대건설의 원칙을 무시한 태도가 다시한번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현대건설농구단 김철순단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달 16일 경주에서 발생한 선수폭행사건과 관련, 본인과 진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하지만 진감독의 경우 충분히 반성하고 있고 선수들도 함께 남은 시즌을 마치자는데 동의해 진감독의 거취는 시즌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즉 한 선수의 고막을 터뜨리는 중상을 입힌 진감독을 플레이오프때 다시 벤치로 불러들이겠다는 뜻이다.
현대건설은 이 사건이 발생한 지 20여일이 지난 9일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잡아뗐다. 심지어 소속선수들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없다’는 요지의 연판장을 만들어 언론에 배포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폭행사실을 시인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조차 “체벌이 없을 수는 없다. 선수들이 납득할 만한 체벌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선수폭력에 대한 불감증은 자칫 초중고 선수들에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 그렇잖아도 감정적 체벌이 남아있는 마당에 프로선수들에게 까지 폭력이 허용된다는 믿음은 자라나는 선수들에게 폭력에 대한 체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체벌은 한 게임에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농구기술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현대건설은 큰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폭행사건을 법률적으로도 엄정히 처리해 폭력은 결코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감독의 권위는 합리성에서 나오는 것이지 결코 폭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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