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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NMD 우리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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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NMD 우리의 시각

입력
200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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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 미사일방위(NMD)체계 구축을 위한 미사일 요격실험이 실패로 끝남에 따라 NMD 구상에 관한 회의가 한층 커졌다. 전략적·정치적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한 가운데, 기술적 가능성부터 의문시되면서 그 명분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것이다. 발사 2분여만에 태평양에 떨어진 요격 미사일과 함께, NMD 구상 자체가 추락했다는 비유까지 나오고 있다.그러나 미국이 미사일방위 구상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 가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안보태세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당성 논란 또한 지루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의 안보전략을 보는 안목과 대응자세를 가다듬는 지혜다. 미국은 NMD와 전역 미사일방위(TMD)체계를 21세기 안보전략의 중추로 삼고 있지만 우리의 이해와는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이미 우리 정부는 TMD 불참을 선언했다. 이런 균형감각과 독자적 전략의지는 북한 미사일문제 등에 대처하는 데 끝까지 견지돼야 할 것이다.

미사일방위 구상은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방지를 위해 맺은 탄도요격미사일(ABM)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핵공격 방어능력을 갖추면 선제 핵공격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이 이 협정의 기본정신이다. 이에 따라 인류공멸을 초래할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 요격기지를 두 나라 모두 한 곳씩으로 제한했다. 미국은 북한·이라크 등의 새로운 위협을 미사일방위 구상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러시아와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반대가 많은 근본이유다.

미국이 겉으로 내세운 북한 등의 위협은 물론, 내심 최대 잠재적국으로 간주하는 중국의 위협도 실제 근거가 희박하다는 견해가 많다. 유치한 수준의 북한은 미국에 대한 위협을 논할 정도가 못되고, 중국의 핵전력도 옛 소련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미사일방위 구상을 들고 나온 것은 결국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힘과 영향력이 퇴조하는 것을 막는 방편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레이건행정부가 허황된 우주방위구상(SDI) ‘스타워즈’계획으로 소련을 압박, 냉전을 지속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클린턴대통령과 민주당은 미사일방위 구상에 소극적이지만, 대통령선거 때문에 일단 타협적 결론으로 계획자체를 살려둘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후보와 공화당은 미사일방위체계 구축을 최우선 정책으로 표방하고 있다. 유럽언론의 표현대로 ‘우주공간의 선거전’이 끝나야 정확한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유럽쪽 시각처럼 미국을 비웃지는 않더라도,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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