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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문고 사태 악화일로

입력
2000.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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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재연된 서울 상문고(서초구 방배동) 사태가 학생들의 학교 밖 시위로까지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이 학교 학생 2,300여명은 토요일인 지난 8일 오전 교내에서 집회를 가진 뒤 교문을 나서 1,000여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시위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10여명이 상처를 입었다.

이번 사태는 작년 12월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유인종·劉仁鍾)이 1994년 공금횡령 등 재단비리로 쫓겨난 상춘식(尙椿植·59) 전 교장의 부인 이우자(李優子·58)씨 등 상씨의 측근들을 새 이사진으로 승인해주면서 촉발됐다. 상문고는 94년 이후 4년째 관선이사체제를 거치면서 정상화하고 있었으나 교육청이 “사립학교법상 횡령액 17억원을 갚은 상씨의 이사진 복귀를 막을 수 없다”며 어이없게도 6년만에 재단 복귀를 승인한 것이다.

이후 교사와 학생들은 교육청 점거농성에 나섰고 결국 올 2월 교육청은 다시 이씨 등의 이사진 취임승인을 취소, 사태는 진정됐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서울행정법원이 이씨 등이 교육청을 상대로 낸 이사진 취임승인 취소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이씨측 손을 들어줌으로써 다시 시위가 촉발됐다.

현재 학생과 교사들은 ‘비리재단’의 복귀를 막기 위해 등교 및 등록금 납부 거부는 물론 전교생 전학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단복귀에 대한 항의로 삭발한 김영도(金怜掉·18) 학생회장은 “학교 공금 횡령과 내신성적 조작으로 쫓겨난 이사진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도록 한 어른들의 결정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수능시험이 130여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비리재단이 다시 들어오는 것만은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이 학교는 지난 5일부터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은 10일 오전 대의원회의를 열어 행동방향 등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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