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교회연합(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로 양분되어 있는 개신교계가 단일 연합체 구성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6일 오전 11시 연세대 상남경영관에서는 개신교 17개 교단의 교단장과 총무 등 각 교단 대표 26명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KNCC 한국교회연합운동추진특별위원회와 한기총 교회일치위원회가 그동안 꾸준히 논의해 온 교계 단일 연합체 구성에 관한 논의를 각 교단 지도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였다.
KNCC의 전병금 목사는 취지 보고에서 “1990년대 들어 나타난 교회 침체, 이사이비 종교 난무, 성장제일주의로 인한 도덕성 저하 등으로 개신교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처했으며 그 가장 큰 요인은 교단 분열이다”고 지적하며 “교회의 화해와 연합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신교계 대표기구의 양분은 냉전체제의 소산이었다며, 이제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인해 냉전체제가 허물어지는 마당에 개신교계가 여전히 통합 기구를 만들지 못한다면 후대에 남을 수치라며 단일 연합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예장 통합의 김상학 총무, 예장 합신의 박봉규 총무, 기하성의 최성규 총회장 등 이날 참석한 교단 지도자들 모두 교회 연합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 “교회가 이대로 가다간 왕따 당한다” “간담회니 공청회니 뭐니 하며 시간 끌 필요조차 이제 없다”“반 통합을 말하는 사람은 사탄이다” “은행 망하는 걸 봐라.
한 골목 건너 은행이 무분별하게 있으니깐 망했다. 교회도 이대로 가다간 마찬가지다”는 등 쏟아지는 말에는 현재의 교회 분열에 대한 위기감이 담겨 있었다.
문제는 구체적 방법론. 수십개의 교단으로 분열된 장로교 등의 교단 통합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KNCC와 한기총의 통합에도 많은 장애가 깔려 있다.
1976년의 역사를 가진 KNCC는 사회복음화에, 12년의 역사를 가진 한기총은 개인복음화에 주력해온 단체로 한국 사회 보수·진보의 갈등 만큼 다른 길을 걸어왔다. 올 들어 부활절 연합예배, 평화통일 공동예배 등공동사업을 진행해오며 통합의 기운이 싹트기는 했지만, 해묵은 골은 여전히 깊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두 연합체의 기구대 기구 통합이 현실상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한 후 두 기구를 차츰 해체시켜가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작업을 위해 23개 교단의 대표 1명씩 참여하는 한국기독교연합준비위원회를 구성, 실무 작업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개신교계 각 교단의 젊은 개혁 목회자의 연합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지난 5월 ‘교회화합과 일치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2일부터 ‘교회화합과 일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각 교단 지도자들과 교회 성도들에게 교회 화합과 일치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일깨우겠다는 의도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