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의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강력한 대여 비판으로 일관했던 전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연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이 두어졌다.서대표는 무엇보다 4·13총선의 공정성 평가에 있어서 이총재와는 극명한 시각의 차이를 보였다.
서대표는 “이번 16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자부한다”고 전제, “과거 역대 정권에서 자행됐던 경찰이나 통·반장을 동원한 관권 개입, 금품살포 등의 구시대적 선거풍토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때 야당 의원들이 “거짓말하지 말라”며 야유를 보내자 서대표는 돌연 연설을 중단하고 “조용히 하시오.
어제는 (이총재가 연설할 때는) 우리가 조용하지 않았소”라며 ‘준엄하게’ 꾸짖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꼬장꼬장함을 보인 서대표의 느닷없는 질책에 야당 의석은 일순 조용해졌다.
서대표는 여야 관계의 잠재적 갈등구조에 대해선 초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남북 정상회담 후 국정의 핵심 과제로 재확인된 ‘통일과 개혁’의 화두를 차분히 짚어나갔다.
서대표는 ‘6·15 남북 공동선언’에서의 ‘자주’문제 등 일부 논란이 있는 대목에 대해선 논리적인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원론적인 접근만을 시도, 구체적인 방향 제시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개혁완수에 대해 서대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개혁정책을 조목조목 망라하는 방식을 취했다.
때문에 금융노조 파업예고 등 현안에 대한 해법 제시없이 백화점식 정책 나열에 그쳤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정치분야에서 서대표는 여야 영수회담의 합의 정신인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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