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청순은 싫어 뜨거운게 좋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청순은 싫어 뜨거운게 좋아"

입력
2000.07.07 00:00
0 0

조용히 웃는 그녀를 만났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대변되는 서울의 여의도에서. 그리고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강과 산이 어우러진 북한강변에서 얼굴을 다시 마주한 그녀. 여전히 해맑다.하지만 만난 공간의 차이만큼이나 그녀는 변신하려한다. 명세빈(24), 그녀가 10일부터 방송하는 MBC 월·화 드라마‘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기존의 캐릭터와 전혀 다른 성격의 주연으로 나선다.

대중매체에 유행하는 이미지는 사람들의 욕구 발현이자, 대리만족의 표상이다. 요즘 이미지 창출의 가장 주요한 원천은 대중 스타다.

현실이 혼탁할수록 순수를 갈망하는 욕구가 강해진다. 청순과 순수가 명멸해가는 공간과 시간에서 만난 명세빈.

단순한 얼굴선과 맑은 눈에서 내뿜는 깨끗함. 그녀가 처음 대중에게 얼굴을 내민 1997년 광고 ‘꽃을 든 남자’부터 영화 ‘남자의 향기’, 드라마‘종이학’에 이르기까지 캐릭터에서 분출되는 청순함은 대중이 갈망하는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순수 이미지 자체였다. “외모와 맡은 배역이 청순가련형이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요.

하지만 4년동안 비슷한 이미지가 고착화해 정체된 느낌입니다.” 그렇다. 대중의 욕구는 끊임없이 변한다. 고착화한 이미지 스타는 이내 대중의 외면을 받는다. 그 전환점에서 명세빈은 변신하려한다.

이번 드라마에서 수영복을 입고 나왔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될 만큼 그녀는 견고한 순수의 성채(城砦)에 갇혀 있었다.

“재벌가의 딸로 잘난 척하고 도도한 공주 캐릭터입니다. 매우 활발하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녀가 표현한 ‘매우 활발하게’라는 말이 낯설다. 조용한 배역 만을 맡아 연상되는 그녀의 분위기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그 말이 낯설지 않으려면 그녀의 약점으로 작용했던 연기력 부족이 해결되야 한다. 그동안 캐릭터와 정반대의 성격의 인물로의 전환을 꾀하는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외모나 이미지가 아니라 연기력이기 때문.

연기력없이 이미지에만 치중하는 요즘 젊은 연기자를 두고 “광고에 안 나오면 그냥 연기생명이 끝나고마는 배우는 연기자도 아니다”라는 탤런트 이순재의 따끔한 일갈을 누구보다 새겨 들어야 할 연기자가 명세빈이다.

그녀도 그 점을 인정한다. “인상이 강렬하지 않기에 변신의 폭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체화하기위해 대사에서부터 표정까지 공부하고 노력해요.”

8월 동덕여대 의상학과를 졸업하는 그녀는 “좋은 기사를 졸업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다. 그건 순전히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명세빈이 표출하는 연기력에 달려있다. 기자도 이미지보다는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연기자를 만나고 싶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