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미국이 극력 반대해왔던 공중조기경보체제(AWACS)‘팔콘(Phalcon)’을 제 3국을 통해 중국 판매를 추진하고 있어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이스라엘 채널-2 방송은 4일 익명의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비드 이브리 주미 이스라엘 대사와 에프라임 스네흐 국방차관이 수일내로 미 행정부 관리들에게 제3국 경유 판매방식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AWACS 판매를 극도로 꺼려온 이유는 중국이 AWACS를 가동하게 될 경우 대만 군사상황 및 아시아 지역 미군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지될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
또 AWACS같은 최첨단 군사기술이 중국에게 넘어간다는게 미국으로서는 여간 껄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달 초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그린 파인’레이더시스템 인도판매 취소를 요구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에게 AWACS를 중국에 판매할 경우 “문제와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고한 바 있으며 미 의회가 2억5,000만달러 상당의 원조를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군사원조 18억달러를 포함 연간 30억달러의 원조를 제공하는 미국에 맞서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AWACS 판매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군수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
단적인 예로 팔콘의 생산업체인 이스라엘 항공산업(IAI)은 연간 수출액만도 16억 달러에 이르는데다 1만4,000명의 고급기술인력들이 종사하고 있는 이스라엘 경제의 핵심. IAI가 1980년대 중반 신형전투기개발사업에 실패로 부도직전에 몰리면서 동시에 국내경제 동반몰락을 경험했던 이스라엘은 간신히 정상궤도에 오른 IAI의 유지를 위해서도 팔콘의 판매가 절실한 형편이다.
한편 AWACS판매 논란을 계기로 이스라엘의 첨단무기개발능력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우지(UZI)기관단총 등 풍부한 실전경험이 바탕이 된 이스라엘의 재래식무기는 일찌감치 그 성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80년 중반이후 무기시장에서 러시아의 몰락과 미국의 적성국가교역금지법 등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꾸준하게 수출을 도모해 왔다.
이스라엘은 5일 싱가포르와 함께 10억달러 규모의 정찰위성 개발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올초 이스라엘제 무인공격기 하피 100대를 도입한 바 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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