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것은 싫다. 고생을 하더라도 추억에 깊이 남을 개성있는 휴가 여행은 없을까? 도전적이면서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면 더욱 좋을 듯하다. 올 여름 각 여행ㆍ레저 관련 단체가 내놓은 이색적인 여행상품 세 가지를 소개한다.■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지리산 종주
지리산은 남한에서 가장 거대한 산줄기. 전남ㆍ전북ㆍ경남 등 3개 도에 걸쳐 있는 이 산등성이를 종주하는 것은 웬만한 성인들에게도 힘들다. 그러나 이 산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지리산 종주는 평생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꿈의 산행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 아름다운 산자락을 밟게 해 호연지기를 키워주고 싶다. 하지만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체력적으로도 자신이 없고 아이들이 산행을 견뎌낼지도 의문이다.
현재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등산전문여행사 승우여행사는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지리산 종주’상품을 내놓았다. 3박4일간 지리산 자락에 머물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42.5㎞를 완주하는 프로그램이다. 차가 오를 수 있는 성삼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서서히 천왕봉까지 오르는 코스이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라도 용기를 내 봄직하다. 노련한 산행 가이드들이 동참해 산행을 돕는다.
첫 날은 주차장에서 노고단 산장까지 간단한 산행. 제 2일은 노고단을 출발, 임걸령-노루목-화개재-연하천-형제봉을 거쳐 노루목 산장에 닿는다. 제3일은 칠선봉-세석평전-촛대봉-장터목을 주파하고 마지막날 제석봉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뒤 중산리 쪽으로 하산하는 일정이다. 7월24, 31일, 8월7, 12, 17일 등 모두 다섯 차례 출발하며 회비는 부모 1인당 17만5,000원, 초ㆍ중학생 16만5,000원이다. 산장에서 숙박하며 10끼의 식사가 제공된다. 일정 내내 안전산행법, 독도법, 응급처치등 산행에 대한 기본 교육을 실시한다. (02)720-8311
■산악자전거로 백두산 오르기
백두산 산행. 걷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올라가 천지의 맑은 물을 만난다면 기분이 어떨까. 백두산 산악자전거(MTB) 산행은 민족의 영지인 백두산을 찾는 기쁨과 고생을 이겨낸 성취감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뭉치이벤트투어가 4명의 선발대를 파견, 직접 자전거 산행과 현지 당국과의 협의를 마치고 정식으로 상품화했다.(본보 6월8일자 기사 참조)
산행은 두 차례. 천지를 보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인 백두산 북쪽코스(북산문-흑풍구-천문봉)와 아직 일반인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서쪽코스(서산문-야생화자생지-금강대협곡-백운봉) 등 2가지 산길을 자전거로 오른다. 총 길이는 200여㎞.
8월말까지 모두 8차례의 산행을 할 예정인데 직장인 참가자를 고려해 항공을 이용한 2박3일(79만5,000원), 3박4일(79만5,000원) 프로그램과 페리호를 타고 중국에 들어가는 3박4일(72만5,000원), 4박5일(73만5,000원) 프로그램 등 모두 4가지 상품을 내놓았다. 참가비에는 교통, 숙식, 여행자보험 등이 포함된다. 최소 출발인원은 9명이며 15명 이상의 단체가 참가할 때에는 일정 조정이 가능하고 할인의 혜택이 있다.
㈜뭉치이벤트투어(02-773-9777)로 문의하면 자세한 상담과 함께 선발대가 촬영한 백두산 MTB등정 모습과 코스에 대한 소개가 담겨있는 CD를 제공받을 수 있다.
■충청도 바닷가 당일치기-춘장대열차
여행가방을 쌀 필요가 없다. 속에는 수영복을 입고 갈아입을 간단한 옷가지와 수건만 챙기면 그만이다. 저녁이면 돌아오는 당일치기 물놀이를 떠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수영장이 아니다. 어엿한 충청도의 바닷가에서의 해수욕이다.
22일부터 8월6일까지 매일 철도청이 운행하는 춘장대피서열차는 휴가의 여유조차 없는 직장인이 하루의 짧은 일정으로 바닷바람과 짠 물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전 7시10분 서울역을 출발, 10시37분 충남 서천군 춘장대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약 6시간을 바닷가에서 보내고 오후4시30분 춘장대를 출발해 오후7시51분 서울역에 되돌아온다.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춘장대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과 2㎞의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곳. 특히 물이 빠지고 드러나는 모래밭은 입자가 곱고 단단해 축구는 물론 카레이싱까지 가능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자연학습장 8선의 하나로 조개 등 갯벌 생물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춘장대피서열차는 요일별로 가격이 다르다. 주말인 토일요일은 1인당 2만200원, 월·금요일은 1만8,400원, 화·수·목요일은 1만6,600원이다. 문의 철도여행안내센터(02)392-7788.
천왕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연봉.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산행의 즐거움을 맛보며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지리산 종주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천왕봉=홍인기기자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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