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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銀 '파업전야', 외국계銀 틈새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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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銀 '파업전야', 외국계銀 틈새 파고든다

입력
200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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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구조조정과 노사분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심한 진통을 겪는 틈을 타 외국계은행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며 한국 시장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권 재편에 불안감을 느낀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외국계 은행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 터여서, 국내 은행 우량고객 상당수가 외국계은행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크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소점포, 소인원, 고객특화’를 무기로 했던 외국계은행들은 지점망 확충, 주고객층 확대, 대출금리 인하, 인터넷 뱅킹확대 등 다각적인 전략으로 한국 금융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씨티은행(미국계)의 경우 고소득층 고액투자자를 주고객으로 하던 영업전략을 바꿔 중산층 소액투자자들까지 고객층을 확장키로 했다. 서울 부산 등에 1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씨티은행은 조만간 분당에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의 수신액은 지난해말 2조5,000억원에서 6월말 2조9,00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HSBC(영국계)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현재 서울 부산 등에 4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HSBC는 그동안 기업금융 중심으로 운영하던 업무체계를 바꿔 개인금융에 큰 비중을 두기로 했다. HSBC는 이와 관련, 다음달 분당 서현역 인근에 지점을 내는 한편 연말까지 서울 방배, 마포지역 등에 3, 4개의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HSBC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신증가율이 25%를 넘었다”며 “특히 4월초 내놓은 주택담보 대출 상품(연리 8.5%)이 3개월만에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개인 고객들의 호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계은행으로 변신한 제일은행과, 독일계 도이치은행의 위탁경영체제인 서울은행도 기존의 국내은행에 비해 과감한 차별화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파업은행에서 파업불참은행으로 우량고객들이 대거 이동, 은행간 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노조측 요구사항이 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것들이어서 개별 은행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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