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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제2외국어 학급 재편성 굳이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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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제2외국어 학급 재편성 굳이 해야 하나

입력
200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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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는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학급운영 실태와 학생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뒤 이를 근거로 2학기부터 학급을 재편성한다고 한다. 이럴 경우 학기중 학급변경으로 인한 혼선과 기존 교사들의 불만이 우려되는데 이같은 제도를 굳이 시행하는 목적과 배경이 궁금하다. /김종철·서울 언남고교사☞제2 외국어 교육 현황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제2 외국어는 선택과목으로 지정돼 있다.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불어, 서반어어 6개 과목이며 이수단위 및 시간 등은 각 시도교육청이 만든 기본모델에 따라 각 학교에서 교원수급 등을 고려해 선택여부와 과목 등을 결정하는데 인문계고교는 모두 제2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편 2004년부터 시행되는 7차 교육과정의 경우 제2외국어는 외국어 선택군에 소속된 선택과목이다. 이에 따르면 인문계 고교생은 2학년까지 일반 선택과목으로 반드시 배워야 하고 3학년에서는 심화 선택과목으로 영어와 제2외국어중 선택해 듣게 돼 있다.

☞문제점

교육부 학부모 학생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현행 제2외국어 교육의 문제는 학생들의 제한된 제2 외국어 선택권. 학생들의 선호 언어와 학교의 설치과목 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제2외국어 편성고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 과목만 설치한 단수 편성학교이다. 인문계 고교는 제2외61.2%가, 실업계는 81.6%가 한 과목의 제2 외국어만 가르치고 있다. 이들 단수 편성고는 일본어, 독일어, 불어의 순으로 과목이 설치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의 자신의 희망과는 관계없이 학교가 개설한 과목을 의무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대학입시에는 제2 외국어 점수에 가중치를 두거나 응시를 의무화하는 대학이 적지않아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교육부의 대응

각 시도교육청은 6월부터 고교의 제2 외국어 편성상황을 점검하고 2학기 재편성시 학생 선택과목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다. 교육부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수요가 많은 제2 외국어 과목의 강사를 풀(pool)의 형태로 2학기부터 학교에 투입할 계획이다. 각 학교는 대략 2개의 제2 외국어 학급 신설을 예상하고 있고 이에 필요한 강사료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올 2학기에는 1학기와 다른 제2 외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생기게 된다. 교육부는 “올해 수학능력시험에 제2 외국어가 선택과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학생들이 입시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지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혼란

수요자중심 교육이념을 반영한 것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 학기초가 아닌 학기 중간에 새 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수업공간의 확보 뿐 아니라 독어 불어 등 ‘잉여과목’이 될 지도 모르는 교사들의 신분보장 문제가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6월 시도교육청에서 일선고교에 제2외국어 편성사항을 조사하자 독어와 불어 교사들이 교육부로 항의 방문을 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교원노동조합의 우희대(禹熙大)총괄본부장은“학기중에 입시에 반영된다는 이유로 갑자기 제도를 바꾸는 일은 학생과 교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고 제도의 졸속운영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제2 외국어 선택권에 관한 민원이 많아 학생들의 선택폭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2, 3월부터 교육부와 협의중”이라고만 밝혔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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