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자연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때문이지요. 풍수(風水)사상을 원용해 인간과 자연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에코토피아(생태도시)’를 그려봤습니다.”1984년 ‘한국의 풍수사상’으로 풍수학을 대중화시킨 최창조(52·사진)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최근 ‘땅의 눈물 땅의 희망’(궁리 발행)을 냈다.
1992년 풍수학을 학문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서울대를 떠나 야인 생활을 한 지 7년여 만에 내놓은 ‘풍수 이야기’이다.
책에는 무엇보다 인간의 난개발로 파괴돼 가는 자연, 그리고 이런 자연을 보듬을 수 있는 생태학적 대안이 가득하다. 건강문제로 요즘 서울 봉천동 집에 칩거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이제 ‘풍수’라는 말은 쓰지 않습니다. ‘풍수학 논쟁’으로 서울대를 그만 둘 당시 학교와 동료 교수들로부터 하도 많이 당해서죠.
대신 전국 곳곳을 답사하며 신중히 살핀 지형이나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끔 했습니다. 땅의 눈물을 통해 땅의 희망을 이야기한 셈이죠.”
그가 ‘어머니’로 생각하는 땅에 대한 인간들의 ‘불효막심’한 세태는 부지기수다. 산 하나를 통째로 들어내는 무지막지한 골프장 건설, 대동강 만큼이나 넓었던 청개천을 그냥 덮어버린 복개공사 등.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지도로만 판단해 모든 것을 건설하고 뭉개는 ‘천상(天上)의 지리학’때문이며, 땅에 대한 진중한 살핌이야말로 ‘명당자리를 찾는 기술’정도로만 왜곡된 풍수사상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일이라는 속내도 드러낸다.
그러면서 ‘내 마음속의 명당’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어느 겨울이었습니다. 낙성대 지하철역을 빠져 나오는 순간, 눈발이 날리는 도심 한가운데서 휘날리는 군고구마 김을 봤습니다. ‘바로 여기가 내 고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속의 편안함을 얻는 곳이 바로 ‘명당’이 아닐까요?”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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