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은 이미 발동이 걸렸다.’홈런왕 마크 맥과이어(37·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최근 30호 홈런고지를 돌파, 메이저리그 최초의 3년연속 60호 홈런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질적인 부상탓에 13게임을 건너뛰고도 경쟁자로 주목받던 켄 그리피 주니어(30·신시내티 레즈, 26개)나 새미 소사(31·시카고 커브스, 21개)를 앞질러 가는 놀라운 폭발력을 뽐내고 있다.
■시즌 73호 신기록도 가능
카디널스가 정규시즌(162경기)의 절반을 끝낸 4일 현재 그가 쏘아올린 홈런은 30개. 잔여경기 일정만 놓고 보면 가까스로 60개 홈런을 돌파할 것 같다. 하지만 7.1 타석당 홈런 1개씩을 보태는 그의 파괴력이 계속될 경우 72호까지 가능하다.
이는 불과 2년전 소사와 불꽃튀는 홈런경쟁을 펼치며 새로 썼던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70개)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지난해 올스타브레이크전에 28개의 홈런을 쳐냈다가 후반기에 무려 37개나 보태 65개로 시즌을 끝낸 점까지 고려하면 그의 홈런수를 점치는 것 자체가 무모하다.
■투수견제 부담 덜어
올들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상대투수들의 견제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점. 맥과이어의 괴력에 투수들도 이제는 대결을 포기했다고나 할까. 투수들도 치욕적인 기록의 희생양만 안된다면 홈런 1개쯤 보태주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1998년 155개를 얻어냈던 사구(四球)가 지난해는 141개로 줄어들었고 올해도 눈에 띄는 고의사구는 거의 없어진 상태다. 홈런에 대한 집념과 3년전부터 타기 시작한 홈런페이스는 그를 지탱하는 큰 힘이다.
아무도 30대 초반부터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그의 부활을 예견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는 불가사의한 홈런행진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4년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행크 아론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통산 756호 기록 깨질까
최근 통산 최다홈런기록을 갖고 있는 아론은 다시 한번 맥과이어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내 기록을 깨뜨릴 후보로 그리피 주니어를 지목한 것은 단지 그가 30세이기 때문이다”며 “황혼기를 지난 맥과이어의 뒤늦은 발동이 안타깝다”고까지 말했다.
현재 맥과이어의 통산홈런은 552개. 페이스는 베이브 루스나 아론을 뛰어넘지만 37세의 나이가 유일한 부담이다.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는 맥과이어를 좀처럼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는 이유도 그의 선수생명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때문이다. 아무튼 야구역사에서 또 하나의 불가능한 기록이 맥과이어에 의해 깨질지 관심을 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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