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21·포항 스틸러스)이 다시 갈기를 세웠다.올시즌 오른무릎 부상과 해외진출 무산이라는 잇딴 시련을 겪은 이동국은 1일 프로축구 정규리그 부산전에서 골을 넣어 복귀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 3월 대한화재컵 개막경기 출전이후 무려 4개월만의 재기 신고식이었다.
특히 골게터들의 부진으로 어시스트 한개가 모자라 1년여간 ‘30(골)-30(도움) 클럽’ 가입을 하지 못했던 박태하의 어시스트를 받아 성공시킨 골이어서 의미가 더했다.
전반 종료 직전 이동국은 박태하의 센터링을 받아 헤딩으로 골문을 열어젖혀 박태하는 프로축구사상 10번째로 ‘30-30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동국은 현재 무릎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데다 훈련량도 많지않아 90분 경기를 소화하기는 어렵다. 1일 경기를 마친 후 무릎에 통증이 오기도 했고 약물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라이언 킹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팬들의 반응은 신속했다. 이동국의 복귀를 고대하던 홈 팬 2만여명이 1일 포항 전용구장을 가득 메웠다.
팀전력에도 큰 보탬이 됐다. 고정운 백승철 등의 부상으로 스트라이커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포항은 이동국의 복귀로 승부차기 승을 거두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포항 박성화감독은 “이동국의 복귀로 상위권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5일 성남전에 선발 출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국은 그동안 시련이 너무 컸던 탓인지 국내리그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밝히고 있다. 장기간의 부상도 그렇지만 지난 5월 확정될 것 같았던 이탈리아의 페루자 진출이 입단 테스트 문제 등의 걸림돌로 무산된 것에 더이상 연연치 않겠다는 각오.
팀플레이에 최선을 다한다 보면 ‘더 큰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며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해외진출 실패는 개인적으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이동국의 생각. 몸 상태가 좋지않은 상태서 해외에 진출해 대우를 제대로 못받느니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자신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우선 오는 28일 중국과의 평가전에 올림픽대표로 복귀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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