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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래를 위한 투자' 안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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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래를 위한 투자' 안목으로

입력
200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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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姜智遠) 청소년보호위원장이 사표를 내면서 청소년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서의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발단과 잘잘못을 떠나서, 그동안 소외되어온 청소년정책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제기된 사실은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작 의혹이 돌출하는 등 정부 부처간 갈등 양상이 본질을 흐린 면도 없지 않지만, 청소년 정책의 소관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된 것은 일응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청소년은 미래의 조국을 물려받을 귀중한 존재들이다. 청소년부서는 미래부(未來部)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직 정신과 육체가 성장과정에 있는 청소년에 관한 업무는 육성과 보호가 두 과제인 동시에 하나의 목표가 된다. 지금까지 문화관광부는 육성을 맡아왔고,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주로 유해환경 규제를 맡아왔다. 청소년청을 만들어 이 두 과제를 통합 관장한다는 안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실현할 수 없게 되었고, 청소년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의 강화, 또는 일원화 여부 및 현 제도 존속 등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이 문제는 신중히, 그리고 공개적으로 다뤄야 하는 속성을 지닌다. 육성과 규제는 종종 이율배반의 딜레마를 드러내며, 공적인 담론을 필요로 한다. 한 예로 얼마 전 국제영화제에서 평가된 일이 있는 ‘춘향뎐’은 춘향역을 맡은 미성년자 여배우가 옷을 벗었다고 해서 음란성 여부가 검토 대상이 되었는데, 바로 여기에 이른바 예술과 청소년 보호의 근본적 딜레마가 존재한다. 규제 차원만으로 보면 예술영역이 무참히 재단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 정책을 주관해온 문화관광부의 책임을 묻고 있다. 그동안 청소년 업무는 문화관광부에서 껴안기만 했을 뿐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이 수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체육관, 역사유적지, 운동장, 공연장, 방송 등을 관장하는 거대 인프라의 문화관광부가 그들 시설과 청소년을 연결하는 정책에 정성을 다했는지를 묻고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논의되는 정부조직 개편이 청소년 문제에 대한 국가적 의지를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덧붙인다면, 누가 이 미래부를 이끌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 관련업무를 책임질 자리는 개방임용직으로 정해서 적임자를 공개채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입력시간 2000/07/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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