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가 과연 멕시코 대통령의 임기와 같은 6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경제위기를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멕시코는 그동안 1982년 외채지불 동결(모라토리엄) 선언과 1988년의 경제난, 1994년 페소화 가치 폭락으로 인한 ‘데킬라 파동’등 6년을 주기로 경제위기를 겪어왔다.
데킬라 파동으로 1995년 대통령에 당선 직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갔던 에르네스토 세디요는 대외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과 국가이미지 제고 등에 두고 초긴축 재정정책을 실행해 나갔다.
그 결과 IMF 관리체제 첫 해인 1995년엔 극심한 경기침체로 6.2% 라는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페소화 폭락에 힘입은 수출증대와 수입감소로 2년째부터 3년간매년 5% 이상의 견실한 성장률을 보였다.
인플레의 경우 IMF 첫해와 2차년도에 각각 52.0%와 27.7%를 기록했으나 3차년도부터 페소화 가치 안정과 긴축재정, 통화긴축에 힘입어 10%대를 유지했다.
실업률은 부실기업 정리와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150여만명의 신규실업자가 발생하면서 1995년 8월 최고 8%까지 치솟았으나 마킬라도라 수출공단의 활성화로 고용창출이 늘면서 지난해 말부터는 3% 미만으로 줄었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지난 1997년부터 매년 100억달러 이상을 유치한데 힘입어 무디스 등 국제신용기관들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투기등급(Ba1)에서 ‘투자적격국가’(Baa3)로 지정받아 기존 외채상환이나 신규 조달이 더욱 쉽게 됐다.
세디요 대통령은 긴축재정을 유지하면서 각종 경제동향 지표의 투명한 공개와 IMF의 실사를 거치면서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나간 것이 결과적으로 2년만에 환란을 극복하고 제2의 경기활성화 국면에 접어들게 만든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멕시코 경제는 선거 후유증과 일부 은행합병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으로 페소화의 가치가 약간 떨어지는 현상을 겪고 있다.
하지만 세디요 대통령의 집권 동안 멕시코 경제의 기초가 살리나스 전 정권에 비해 한층 안정된 만큼 어느 후보가 당선 되더라도 현행 경제정책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해왔다.
폭스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전 미국을 방문, 정·재계 지도자들을 만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으로서 멕시코의 경제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만 실업률과 빈부격차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운 폭스 당선자가 경제성장 및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부산물인 실업과 빈부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해결해 나갈 지가 주목된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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