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한국에 온 후로 내가 느낀 가장 두드러진 변화중 하나는 젊은 사람들이 옷을 입는 방식이다. 3년반전에 나는 모든 한국 젊은이들이 거의 똑같은 스타일의 옷과 머리모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그런데 요즘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옷을 입는 방식을 통해서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N세대’들은 이처럼 입는 옷에서 뿐만 아니라 먹고 즐기는 것에서도 새롭고 다른 것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른 서구 국가들보다 외식이 일상적인 일이지만 외식의 메뉴는 매우 제한적이다.
가령 서양식으로 하고 싶을 땐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아메리칸 스타일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아가야 하는데, 서양에는 더 멋진 음식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레스토랑에서 내놓는 음식의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는 새로운 것을 찾는 N세대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음식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얼마전 나는 한 인도식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단순히 어두침침한 조명이나 은 주전자, 벽에 걸린 카페트 등으로 인도식 시늉만 한 식당이 아니라 인도 고유의 신비로움과 독창성을 보이려고 애쓴 곳이라 인상적이었다.
뉴질랜드 역시 1960년대에는 식당들이 지금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들처럼 대부분 체인식으로 운영돼 단순하고 일반적인 음식들만 나왔다.
변화가 있었던 것은 뉴질랜드 사람들과 이민자들이 섞이면서부터이다. 그후 뉴질랜드 음식은 완전히 바뀌었고 역동적인 태평양음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요즘 뉴질랜드에서는 그래서 식욕과 감각을 모두 자극하는 다양한 음식들로 외식을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한국음식은 이국적인 아시아 음식으로 널리 소개되어있고 고급 레스토랑도 많다. 한국의 외식업체들도 보다 독특한 장소에서 국제적 요리를 선보여 활발히 성장하고 있는 이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다.
한번은 런던에서 한 한국음식점에 들어가려다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린 적이 있다. 사실 그곳에서 먹은 음식은 서울에서 내가 점심때 주로 먹은 음식과 같았지만 값은 네배가 비쌌다.
한 나라의 음식을 개발하는 것은 해외에 그 나라를 알리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좋은 수단이다. 자유롭고 솔직한 N세대의 독특한 취향에 맞춘다면 한국에서도 다양한 음식문화를 개발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한국의 이미지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제프 멕컬리스터·뉴질랜드 대사관 2등 서기관·뉴질랜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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