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의 독일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경제협정이 체결되는 등 독일과 중국의 관계가 한 차원 높은 파트너십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중국의 무역활성화를 위해 유럽 6개국을 순방중인 朱총리는 29일 독일에 도착, 나흘을 머물면서 6개의 경제협력협정을 체결했다. 朱총리의 순방에는 탕자쉬앤(唐家璿)외교부장, 다이샹룽(戴相龍) 중국인민은행장 등 중국의 주요 인사들이 수행중이다.
이번 협정에 따라 독일의 거대 화학회사 바스프(BASF)는 중국 국영석유화학공사와 합작으로 난징(南京)에 25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이는 독일의 대 중국 단일투자 중 최대 규모다.
또 상하이(上海) 공항과 도심을 잇는 42㎞구간에 독일이 개발중인 자기부상열차 ‘트랜스래피드’를 운행키로 합의했다. 중국의 고민거리인 지하광산 화재문제 해결에도 독일의 첨단기술을 도입키로 했다. 중국은 매년 국내생산량의 두배가 넘는 10억톤의 석탄을 화재로 잃어 왔다.
양국은 1980년대 이후 경제협력을 꾸준히 강화해 왔지만 이번의 성과는 여느 때보다 알찬 것이다. 특히 朱총리는 경제협력 외에도 독일에 대한 정치적 친밀감을 아낌없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朱총리는 “독일은 중국의 입장에서 대만과 외교관계도 맺지않고 무기도 팔지않는 모범(Model)국”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독일은 약속을 지키는 국가로 말과 행동이 다른 일부국가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도 “독일은 넓은 영토와 훌륭한 문화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을 존경한다”며 “중국은 세계무대에서 독일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중국은 또 이번에 외국과는 최초로 독일과 법무(法務)협정을 체결, 개혁·개방에 걸맞는 법치주의 국가로의 발전을 위해 독일의 법률시스템을 배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인권탄압을 비판한 ‘독일 인권보고서’에 대해선 유감을 밝혀 인권을 이유로 한 어떠한 내정간섭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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