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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3부자 동반퇴진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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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3부자 동반퇴진 한달

입력
2000.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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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鄭周永)전현대명예회장이 전격적으로 ‘3부자 동반퇴진’을 선언(5월31일), “역시 현대”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한달이 지나도록 달라진 게 거의 없어 “도대체 무엇을 선언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당시 왕회장(정 전명예회장)이 국민에게 한 약속의 골자는 3부자 경영일선 퇴진, 현대자동차 계열분리, 전문경영인 영입 등.이후 왕회장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은 일단 퇴진했다. 하지만 몽헌회장은 종전과 다름없이 계동 사옥 12층 집무실에 그대로 출근하고 있고, 왕회장은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겠다”면서도 현대차 주식지분을 오히려 늘렸다. 두 사람은 또 6월말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회장 등 가신그룹과 함께 북한을 방문,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만나 대북협력사업을 구체화하는등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면 정몽구(鄭夢九) 현대차회장은‘아버지의 뜻’과 달리 자리를 내놓지않았다. 몽구회장은 오히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문경영인’임을 강조하는 등 입지를 계속 강화하고있다.

계열분리문제도 평지풍파만 일으키고 있다. 현대는 공정거래위가 정 전명예회장 지분을 문제삼자‘역계열분리’방식으로 신청을 냈다가 퇴짜를 맞았다. 편법을 쓰다가 미움만 산 것이다.

전문경영인이 새로 수혈된 일도 없다. 현대는 “시장이 신뢰하는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조속히 등용하고 필요하면 외국인도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사장과 박종섭(朴宗燮)현대전자사장 등 내부인사가 이사회의장이 된 것 외에 전문경영인은 영입되지 않았다.

결국 3가지 핵심 약속중 지켜진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형제들의 불협화음만 더욱 거세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신그룹간 치열한 생존경쟁도 ‘형제의 분란’ 못지않게 현대의 경영에 큰 타격을 주고있다.

재계에서는“현대가 그룹내부의 지분싸움에만 열을 올릴 뿐 시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며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 현대가 시장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도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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