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계가 유망한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하고 있는 성기선(成耆宣·32)씨가 워싱턴의 케네디센터에서 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를 상대로 첫 지휘봉을 잡는다.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견습지휘자인 성씨는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양성 계획’에 따라 선정된 청년 지휘자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혀 8일 2,400석 규모의 케네디센터 연주홀에서 내셔널 심포니를 지휘할 예정이다.
워싱턴 심포니는 미국의 저명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재능있는 젊은 지휘자에게 주요 무대 데뷔기회를 마련해 주는‘지휘자 양성 계획’을 올해부터 도입했는데 지원자 104명의 자기 소개서와 연주 비디오를 토대로 4명을 선발했다.
성씨는 1일 “케네디센터 같은 이름 있는 곳에서 내셔널 심포니와 데뷔 무를 갖게 돼 더없는 영광”이라며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에 더욱 활발하게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낸 부친 성찬경(成贊慶·70) 전 성균관대 교수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가까이 지냈다는 성씨는 서울음대와 줄리어드음대를 거쳤다.
커티스음악원의 첫 한국인 작곡과 졸업생이기도 한 그는 케네디센터 데뷔 무대에서는 러시아 출신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을 지휘한다.
/워싱턴=연합
입력시간 2000/07/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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