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의 경우 일반 투자가들의 관심은 아직까지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에 쏠려 있다. 반면 선호도는 떨어져도 연립·다세대주택은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서 틈새시장의 가능성을 지닌다. 특히 대지가 넓고 지은지 20년 이상 지난 경우, 재건축이 수월하다는 점이 장점. 또 서울시 도시계획법 조례안개정에 따른 용적율 제한을 거의 받지 않고 또 20세대 미만인 경우에는 재건축 조합의 설립, 인가 등의 절차없이 건물내의 사람들과 합의만으로도 건축이 가능하다.■사례 L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감정가 1억원, 최저가 3,136만원의 연립주택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4,600만원)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3,386만원에 낙찰받았다. 등기비용과 컨설팅수수료 150만원의 비용을 합한 총투자액은 8,136만원. 지은지 20년이 넘은 낡은 건물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싸게 낙찰받을 수 있었다.
전체 연립주택의 총 대지평수가 130평이고 세대수가 4세대여서 L씨의 대지지분이 32.5평. L씨는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머지 3세대와 재건축에 대한 합의를 하고 건축업자를 통해 알아보니 지하 1층(주차장), 지상 4층인 11세대의 연립으로 재건축할 수 있었다. 4세대가 1,000만원씩만 부담하고 새로 추가되는 7세대를 분양하면 건축비로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도 뒤따랐다. 그 결과 L씨는 평당가 450만원인 약 1억5,750만원의 새집을 갖을 수 있다는 말이다. L씨의 투자액은 초기 투자액 8,136만원에 추가건축비 1,000만원. 6,6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장점 최근 터져나온 용적률 제한조치로 인해 조만간 아파트의 재건축시장이 큰 타격을 받게 되고 주택공급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립, 다세대주택의 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에 있어 비교적 자유스러운 입장이어서 또 하나의 재테크수단으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이러한 연립·다세대주택을 법원경매로 구입하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최근 연립·다세대주택에 대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많이 높아졌지만 오래된 주택의 경우는 경쟁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주의사항 반드시 20년 이상된 건물이어야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년 이상된 노후건물이어야 안전진단 결과를 통해 재건축 심사를 통과하기 쉽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해당 건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게 좋다. 또 대지지분이 넓어야 재건축을 할 때 세대수가 많아져 추가세대로 건축비를 충당할 수 있다.
경매전에 미리 연립·다세대주택의 나머지 소유주들과 재건축에 대한 합의를 해두는 것도 필수. 따라서 전체 세대수가 적은 편이 유리하다. 아울러 모든 경매에 마찬가지지만, 선순위세입자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물론 L씨의 경우처럼 선순위세입자의 전세금을 안고도 투자가치가 있는 경우도 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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