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지 7월1일로 3주년이 된다.지난 3년간 홍콩에서는 중국의 내정간섭시비가 계속 일었지만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기반으로 한 ‘50년 고도자치’ 약속은 그런대로 지켜졌다.
그러나 서구와 아시아를 잇는 중계무역지로서 홍콩이 그동안 누려온 중국의 대 세계 창구 역할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계속 제기됐다.
중국 본토의 시장경제화가 가속화하면서 과거 홍콩을 통해 중국과 거래해온 기업들이 본토와의 직거래를 늘려가고 있다. 중국 남부지역의 항구를 통한 수출 증가율은 매우 높아 이미 홍콩을 통한 수출 증가율을 넘어섰다. 중국의 교역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역할이 상당 부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 경제의 뚝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홍콩의 무역발전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바이어 4명중 3명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절반을 홍콩을 통해 구입하고 있다. 또 현재 수천개의 홍콩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내다팔 상품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 편입될 경우 홍콩은 상당한 득을 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계무역지로서의 역할은 감소되더라도 WTO가입으로 중국 경제가 세계화하는 데 필요한 법률, 자문 서비스 특히 세계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으는 재정 서비스의 기능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홍콩 당국이 역점을 두고 있는 정보기술 등 첨단산업과 전자상거래 등에 벤처자금이 몰려드는 등 경기회복이 가속화할 조짐이다. 홍콩의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은 29일 올해 홍콩 국내총생산(GDP) 증가치를 8%에서 10%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 26일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위안화 자유변동환율제 채택 검토 발언에 홍콩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이를 드러낸다. 홍콩의 장래는 대만이나 중국 본토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