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鄭周永) 전 현대명예회장이 6월 방북에서 얻은 선물보따리는 예상외로 획기적이다. 현대는 그동안 금강산관광개발과 서해공단개발 등의 청사진을 내놓았으나 이것은 그야말로 청사진에 불과했다. 왕회장(정 전명예회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김정일국방위원장과 북한당국자들을 만나 개발계획에 대한 ‘합의’을 이끌어 냈다. 왕회장의 6월방북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왕회장 6월방북의 가장 큰 성과는 금강산지역을 ‘특별경제지구’로 지정·개발하고 판문점에서 코앞에 있는 개성지역에 공단개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또 골프장·스키장 개발과 벤처밸리 건설 합의도 큰 성과다.
현대 관계자는 “북한이 왕회장의 주문사항을 대부분 가감없이 들어 줬다”고 말했다.
▦금강산개발 현대는 금강산 지구를 관광단지 뿐아니라 특별경제지구로 설정하여 해금강 남단에서부터 통천까지의 지역을 세계적인 무역, 금융, 문화,예술의 도시로 개발키로 했다. 장전항 3만5,000평 규모의 부지에는 종합편의시설을 설치하고 통천지역에는 골프장과 스키장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또 해외동포를 포함, 외국인의 제한없는 관광을 허용하고 장전항에 해상호텔을 설치·운영키로 했다. 또 육상에서는 금강산여관을 임대, 운영키로 했다.
▦공단개발 김정일 위원장은 왕회장에게 해주, 개성, 남포, 신의주를 이른 시일내에 현지답사하여 어느 지역이든 간에 타당성이 있으면 공단을 건설하도록 했다. 이 경우 남한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개성지역이 공단부지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로, 육로 모두 가까워 물류비용이 아주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통천에도 3만평규모의 경공업단지를 건설, 관광기념품과 농수산물 가공품 등을 생산하기로 하고 7월중 현지답사를 실시키로 했다.
▦통신사업 현대는 북한지역에서 유무선 통신서비스사업과 관련, 시내외 전화망 설치운영사업 등 통신서비스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통신장비의 현지생산과 통신관련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사업도 공동 추진키로 했다.
또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현대가 금강산 지역에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기술 연구개발단지(가칭 금강산밸리)를 조성키로 하고 북한의 첨단기술인력을 활용해 기술개발을 하기로 했다.
▦체육·예술분야 올해 8월중에 평양과 원산에서 통일농구 경기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앞으로 축구, 배구,탁구 등으로 종목을 확대해 교환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씨름 등 민속경기에 대해서도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축구경기는 이른 시일내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9월중 북한 교예단의 남측지방순회공연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측은 모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투자유치를 비롯, 필요한 조치와 여건을 신속히 갖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