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분위기가 달라졌다.예상된 7월 위기설은 점차 낙관론으로 채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感)이 좋다”고, 투신사들은 “쏠 준비만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바닥을 다지며 올라가는 지수가 일단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대박 기회가 7월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7월 대박설의 다소 성급하게 관측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과연 7월에 잘익은 청포도를 딸 수 있을까.
위험 뒤의 기회 7월 낙관론의 근거는 노출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라는 시각에서 비롯되고 있다. 삼성증권 오재열 연구원은 “6월말을 기점으로 (금융권)부실문제는 과거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악재가 호재로 바뀌는 재료의 새옹지마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부실, 자금시장 악화로 5월에 종합지수는 625포인트까지 하락했고, 6월에는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설이 파다했다.
장세전망을 흑빛에서 정반대로 바꾼 배경중 하나는 정부가 시장안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 10조원 채권전용 펀드 조성을 허용한 데 이어 적대적 매수합병(M&A)이 가능하도록 사모펀드를 허용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풀리는 수급과 해외악재 둔화 7월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하는 두번째요인은 꼬인 수급이 다소 해소된다는 점. 물론 7월에 뮤추얼펀드 등 주식형 수익증권 등의 만기도래가 13조원으로 가장 많은 점이 걸림돌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6월에 환매와 만기청산에 대비과 대부분 매도를 끝낸 상태이고, 정부가 기관의 매수여력을 확대시켜 유동성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곧 공개될 은행과 투신권의 부실규모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증시에 찬물을 끼얹곤 했던 해외증시도 당분간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전망. 미국 증시가 모멘텀을 상실한 상태이나 미 금리인상이 유보되면서, 국내증시는 해외변수 보다는 국내변수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핵심우량주, 은행주, 저PER주 상승주도 SK투신 장동헌 주식운용 본부장은 “연말까지 증시가 두번의 기회는 줄 것 같고 7월이 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지수가 800선을 지키면서 최대 930-94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본부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몇몇 업종이 상승을 주도하고, 상승의 열매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되는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유망종목에는 ‘최소 5,000원’이란 시장내 합의가 아직 유효한 은행주가 꼽힌다. 점차 테마를 형성해가는 M&A관련주와 이른바 ‘강시주’로 불리는 저가 저PER주도 유망종목군에 등장해 있다.
특히 상반기 내내 공급과잉에 시달렸던 코스닥시장은 수급부담이 다소 풀려 거래소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서게 되고, 다음을 비롯한 인터넷 대장주들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악재도 많다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개미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쉽지않다고 증시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2차 왕자의 난이 진행중인 현대그룹 문제는 언제든 증시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변수.
1일부터 시행되는 채권시가평가제는 자금시장 경색과 맞물려 다시 ‘돈맥경화’를 초래할 수 있다. 3·4분기 초반 몇몇 중견그룹의 자금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지금 증시는 순환매가 워낙 빨리 이뤄지고 있어 따라가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한화증권 박시진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하루는 이 종목, 다음날은 저 종목 식으로 빠르게 순환해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바닥을 단단히 다지며 올라가 시장의 질은 높아지고, 지수가 상승해도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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