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틀만에 금강산호텔에서 속개된 2차 남북 적십자회담은 오전의 두 차례 회담과 오후의 연이은 물밑 접촉 끝에 8월 15일에 이산가족 방문에 합의하는 등 쟁점사항에 대부분 합의했다.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아예 회담이 열리지않아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돌기도 했으나 결국 30일 오전 10시 회담을 재개키로 합의, 합의서 서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양측 대표들은 이날 회담에 앞서 인사말, 환담에서는 덕담을 건네고 타결을 뜻하는 ‘결속’‘매듭’등의 용어를 구사해 전망을 밝게 했다.
실제 양측은 오전 회담에서 8·15 이산가족 방문, 9월초 비전향 장기수 송환, 적십자 본회담을 통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문제 협의타결 등 굵직한 현안은 북측의 수정제의로 쉽게 합의점을 찾았다.
물론 북측이 남측의 입장을 반영한 수정제의를 내놓은 대신 남측이 꺼낸 국군포로 및 납북어부문제는 다루지 말자는 조건을 달아 막판절충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오후 내내 양측이 본부의 훈령을 토대로 물밑 협상에 매달린 것도 이 때문이다. 남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밤 늦게 “6·15선언의 정신에 따라 30일 재개될 회담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사실상 타결됐음을 내비쳤다.
○…남측은 오후 들어 수시로 본부와 접촉, 훈령을 받은 뒤 북측 회담관계자들과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북측은 그러나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수정제의에서 고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회담 재개에 고개를 저어 남측 관계자들의 속을 태웠다.
이때만 해도 남측 박기륜(朴基崙) 수석대표는 오후 6시께 “잘 될 것”이라면서도 “서울은 너무 장밋빛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북한의 평양방송은 오후 8시 자신들의 수정제의 내용을 상세히 소개한 뒤 “우리측 단장은 남측에 우리의 대폭적인 양보안을 받아들일 것을 거듭 주장했으나 아직 결속을 보지못하고 있다”고 보도, 진통이 계속됐음을 알렸다.
○…오전 회담은 10시부터 45분간 열린 뒤 1시간 정회를 거쳐 11시 45분에 재개돼 낮 12시7분에 끝났다. 오전 회담이 67분여만에 끝난 것은 북측이 수정제의를 앞세워 일괄타결을 요구, 남측이 서울로부터 훈령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오전 회담을 마친 뒤 북측 최승철 단장은 “잘 됐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구체적 내용은 남측 수석대표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남측 박수석대표는 “(북측 수정제의에 대해)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신중하게 답변했다.
○…이에 앞서 양측대표들은 오전 10시 회담을 재개하면서 27일 1차 회담때처럼 덕담을 주고 받았다. 북측 최단장은 남측 박수석대표에게 “오늘 뭔가 잘 될 것 같습니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단장은 이어 남측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안녕하세요”“보고싶어 혼났어요”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박수석대표는 “금강산의 물도 공기도 좋은데 (이산가족들에게) 더 좋은 소식을 보내주자”며 “오늘 회담을 잘 매듭짓자”고 말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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