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서 꽃핀 부하사랑27일 DMZ 폭발후 두다리절단
27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폭발로 중상을 입은 수색대대장 이종명(李鍾明·40·육사40기)중령은 사고 당시 부하들을 대피시킨 채 혼자 위험을 감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육군에 따르면 이중령은 이날 오전 8시50분께 비무장지대의 상황과 수색대대 역할 등을 인계하기 위해 후임인 설동섭(薛桐燮·39·육사40기)중령과 20명의 부하를 데리고 수색 정찰에 나섰다.
2시간여의 수색 끝에 군사분계선에 접근한 이중령은 장병들을 데리고 갈 경우 북한군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대장 박영훈(朴英燻·27·육사52기)대위만 뒤따르게 하고 설중령과 군사분계선(MDL)쪽으로 다가갔다. 이때가 오전 10시40분.
순간 2∼3㎙ 옆에서 ‘꽝’하는 폭음과 함께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들었다. 설중령이 M-3로 추정되는 지뢰를 밟고 쓰러진 것. 이중령은 자신도 온몸에 파편이 박혀 고통스러운 상태에서도 ‘부하들이 적의 공격으로 오인해 급히 지뢰밭으로 달려올 경우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임 대대장이 다쳤다. 내가 구할테니 따라오지 말고 헬기를 요청하라”고 지시한 뒤 몸을 돌리는 순간 이번엔 이중령 발밑에서 지뢰가 터졌다. 순식간에 두 발목과 오른손 손가락 3개가 폭음과 함께 날아갔다.
그러나 이중령은 구조를 위해 달려오던 정보장교와 지뢰탐지병들에게 “위험한 지역이다. 나 혼자 나가겠다”며 접근을 제지한 뒤 철모와 소총을 끌어안은 채 10여㎙를 포복으로 기어나왔다. 피투성이가 된 이중령은 부하들이 전투복을 찢어 지혈을 하는 동안에도 무전으로 사단에 상황을 보고하고 부대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지시한 뒤 의식을 잃었다.
육군은 이중령의 치료가 끝난 뒤 상이등급 및 훈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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