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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모리,'경기회복'에 위기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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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모리,'경기회복'에 위기닥쳐

입력
2000.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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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 총선 개표에서 연립여당의 과반수 돌파가 확실해진 26일 자정께 이마이 다카시(今井敬) 게이단렌(經團連)회장은 “연립정권의 지속을 환영한다”며 “경기회복을 우선하는 정책의 유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의 집권 연장에 대해 일본 재계가 안도감을 표하는 것은 경기 회복을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그의 다짐 때문이다. 그동안 경기 회복책의 축을 이뤄온 공공투자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재계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7월4일 발족할 2차 모리내각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이런 안도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우선 모리총리의 지도력이 정부내에서조차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성 장관과 함께 유임할 것으로 알려진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 장관은 27일 “이런 장사를 오래 할 생각은 없다”고 강력한 사임 의사를 표했다.

총선 직전 계속된 엔화 강세가 약세로 반전한 것도 모리정권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정책 운용 능력에 대한 회의가 일본 국채의 신용등급 하향을 부를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3월말 국내총생산(GDP)의 1.3배인 645조엔에 이른 재정적자도 회의론을 부르고 있다. 고바야시 요타로(小林陽太郞)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도 “더 이상 단기적인 경기대책으로 재정을 손상해서는 안된다”며 “금년도 추경예산이 불필요한 것은 물론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는 재정 재건을 시야에 넣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하나의 불안 요인은 금리 인상 움직임이다.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총재는 수차례 ‘제로 금리’의 해소 가능성에 언급해 왔다.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막기 위한 비상 조치인 만큼 가능한 한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7월4일 발표될 예정인 단기관측에서 기업의 수익 회복·투자 증가의 선순환이 확인되면 더 이상 금리 인상을 미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정 재건이나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 조짐에 곧바로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일본 경제는 회복기에 접어 들었다고는 하지만 그 속도가 극히 완만해 아직까지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운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6일 보고서도 “일본 경제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용케 버틴 모리총리에게 진정한 위기가 닥치고 있다.

-구 오부치파 세력확대, '모리'는 '가토'밀고 2위에

일본 총선 결과 자민당 의석이 38석 줄어들어 당내 파벌간 세력 판도도 크게 변화했다.

최대 파벌 구 오부치(小淵)파는 중의원 의원이 57명에서 59명으로 늘어나 총95명으로 세력을 불렸다. 구 오부치파의 세력 확대는 다른 파벌이 4-11명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구 오부치파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전총리의 타계에 따른 구심력 저하 우려를 씻고 당내에서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모리(森)파도 세력 감소가 최소한에 그친 데다 가토(加藤)파를 밀어 내고 제2 파벌로 부상했다. 중의원 의원이 43명에서 39명으로 줄어 총세가 61명에 그쳤으나 8명이 줄어 총세가 68명에서 60명으로 급감한 가토파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는 앞으로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에 대한 당내 최대 위협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간사장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또 가토파와 전략적 연대를 맺어 온 야마사키(山崎)파의 총세가 30명이 22명에서 줄어든 것도 모리파에겐 기분좋은 일이다.

제4의 파벌로 강경파 모임인 에토(江藤)·가메이(龜井)파는 11명이나 줄어 드는 최대 타격을 받았다. 이념적으로 모리파와의 인연이 깊은 에토·가메이파의 영향력 저하는 자민당내의 보수·강경론을 위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같은 파벌 판도는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자민당의 결정에 반발,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던 당선자 가운데 상당수는 가토파와 맥이 닿아 있다.

자민당 지도부가 ‘영입 불가’를 천명, 가토파 견제에 나서는 등 ‘모리 이후’를 겨냥한 당내 암투는 벌써부터 불붙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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