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환자사랑 故이경재신부 기리며…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치고 지난해 타계한 이경재 신부. 그의 사랑의 정신이 합창음악으로 되살아난다.
작곡가 이건용(53·한국에술종합학교 교수)의 칸타타 ‘라자로의 노래’다. 7월 1일(토)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이 초연한다.
‘라자로의 노래’는 이경재 신부의 자전적 글과 성경을 바탕으로 작곡된 연주시간 70분의 대작이다. 일본 오키출판사 오키 코지 회장의 위촉으로 태어났다.
소프라노·테너·바리톤 독창을 포함한 14곡으로 되어있다. 이건용은 성경의 ‘거지 라자로’와 ‘부활한 라자로’ 이야기를 큰 기둥으로 삼고 이경재 신부의 사랑의 정신을 결합해 작곡했다고 설명한다.
“부자의 문전에서 구걸하던 거지는 천국에 들어가고 그의 고통을 나몰라라 했던 부자는 지옥에 떨어집니다.
예수는 이 비유를 들어 ‘누구든지 가장 작은 이에게 베푸는 것이 곧 나에게 베푸는 것’이라며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지요.
부활한 라자로는 예수가 무덤에서 살려낸 바로 그 라자로입니다. 이경재 신부는 한센병 환자들을 세상의 죄를 짊어진 ‘작은 예수’로 불렀지요.”
이건용의 작품 목록에는 합창, 가곡, 노래 등 성악곡이 많은데, 우리말의 리듬과 선율적 특성을 잘 살리는 게 특징이다. ‘라자로의 노래’는 동학농민전쟁을 다룬 ‘들의 노래’(1994) 이후 그의 가장 큰 칸타타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음악 자체의 논리보다 삶의 논리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곡을 쓸 때 음악적 고려가 최우선이었지만, 이제는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이번 작품도 음악 양식보다 감동을 주는 데 주력했습니다. 음악적으로 좀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까요.”
‘라자로의 노래’를 끝낸 지금, 그는 내년 1월에 공연할 단막 희극 오페라를 쓰고 있다. 김유정의 소설 ‘봄 봄’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앞으로 언젠가 교향곡과 뮤지컬을 쓰는 게 꿈이다.
‘음악이 있는 마을’은 올해부터 공연 초대권을 없애고 10분 전 입장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음악회도 장애인과 소외지역 주민을 위한 190석 외에는 모두 유료다. 악보를 찍어 공연 당일 판매하며 나중에 음반도 만든다. 소프라노 신지화, 테너 이현, 바리톤 류현승이 협연한다. 문의 (02)520-8176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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