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사와 다국적 공공 컨소시엄 인간게놈프로젝트(HGP)가 완성한 인간 게놈 지도는 장차 인간의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는 의료혁명의 역사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셀레라 제노믹스사의 수석연구원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게놈은 미래 의료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듯이 북미와 유럽의 생명공학자들은 벌써부터 게놈 지도에서 황금을 캐기 위한 수십억 달러 경쟁에 휘말려 있으며 이들의 목표는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 이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요 표적은 유전적인 형태의 암과 당뇨병,에이즈, 알츠하이머병, 헌팅턴 및 파킨슨병, 순환기계통의 질병과 대머리 비만 천식 마른 버짐 난청 나병 편두통을 야기하는 유전자들이다.
이들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개발되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며 과학자들이 이들 약의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개개 환자에 맞는 약을 개발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당장 이들 유전자 데이터가 진단 목적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간이 언젠가는 의사들이 각 환자에 맞는 치료약과 치료법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카드에 각 환자 고유의 유전자 정보를 입력하게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후면 환자들은 자신들의 유전적 배경을 담은 크레디트 카드 모양을 한 플라스틱소재의 ‘DNA 칩’카드를 소지하고 의사에게 자신의 취약한 질병이 무엇이며 어떤 약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지를 알리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의 기본적인 접근 방법은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활동을 제거하거나 방해하는 약을 개발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문제를 야기하는 결함있는 유전자를 분쇄하여 이를 정상적인 유전자로 대체하는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휴스턴 베일러 약대 유전자 배열 연구센터의 리처드 깁스 소장은 이와 관련, “게놈지도 완성은 인간의 달 착륙과 산업혁명의 시작과 같은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그 효과는 결국 약학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쉽고 빠르게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 유전자의 완전 해독과 재검토에는 앞으로 2년이 더 소요될 전망이며 단지 유전자 혁명의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깁스 소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또 인간 게놈을 구성하는 31억개 DNA 기본단위(염기)와 23쌍의 염색체 배열을 규명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 2년 안에 마무리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GP의 선임 연구원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도 “인체는 아마 5만개의 유전자와 100만개의 단백질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을 이해하려면 1세기가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게놈 지도의 완성은 의학적 기적만큼이나 많은 법률적, 도덕적 딜레마를 야기할 지도 모른다.
민간기업이 게놈에 관한 특허권의 보유 권리 여부, 기업주와 생명보험사및 담보대출 금융기관 등이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 생명의 본질인 유전자를 과연 어느 정도까지 취급할 것인가 여부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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