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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여당 절대안정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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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여당 절대안정획득

입력
2000.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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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중의원선거결과]25일의 중의원 총선은 일본 정치의 고착성과 느리지만 변화의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시켰다.

자민당은 233석을 얻어 단독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해산전의 271석에서 40석 가까이를 잃었으니 사실상 참패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자민당의 의석 비율은 지난번 총선때보다 오히려 늘었다.

1996년 10월 총선 당시 자민당은 소선거구 169석, 비례구 70석 등 모두 239석, 47.8%의 의석을 얻었다. 의석이 271석, 54.2%로 불어난 것은 제1야당이던 신진당의 분열 등에 따른 ‘이삭 줍기’의 결과였을 뿐이었다. 이번에 획득한 소선거구 177석, 비례구 56석 등 233석은 전체 의석의 48.5%이다.

특히 소선거구 군마(群馬)·후쿠이(福井)현 등에서 전통적 ‘싹쓸이’를 유지한 반면 시가(滋賀)·오키나와(沖繩)현의 공백 지구에서 처음으로 깃발을 꽂아 47개 광역자치체에 고른 거점을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의 잇단 문제발언 등 악재에도 아랑곳없는 자민당의 은근한 승리는 조직표 때문이다. 세대 교체에 따른 조직표의 감소를 종교단체 소카갓카이(創價學會)가 모태인 공명당의 조직표가 메워 주었다. 정치 고착의 핵심인 조직표의 우위는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자민당은 26일 모리총리·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 체제의 지속을 선언했다. 우선은 공명·보수당을 포함한 연립여당 전체로 271석에 이르러 위원장을 빼고도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수가 되는 이른바 ‘절대 안정 다수’(269석) 확보 목표를 이루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내년의 참의원 선거도 ‘이대로’가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가토(加藤)파 등 당내 비주류의 반발은 7월4일께의 내각 개편을 통해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바람이 조직표를 흔들 수는 있지만 여야의 대립축이 분명하지 않은 일본 정치에서 태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대 교체 바람과 투표율 저하 속도와의 차이에 해당하는 완만한 바람이 고작이다. 1996년 총선과 달리 그런 바람이 불었고 민주당에 집중돼 127석의 커다란 야당을 만들었다.

이대로라면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의 의석 차이를 60석 정도로 좁힐 가능성도 점칠 수 있게 됐다. 본격적인 양당제로 옮겨가는 느릿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연립여당에 강하게 부딪쳐 대결 정국을 이루려 할 것이어서 국회에서의 파란이 예상된다.

" 민주당 약진" 무당파 도시민 지지덕

제1야당 민주당은 해산전 95석(19%)에서 127석(26%)으로 약진했다. 1998년 4월 통합 민주당으로 거듭난 이래 2년여만에 양당제를 겨냥할 만한 제1야당의 확고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은 도시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도쿄(東京)에서는 소선거구에서 13석, 비례구에서 6석으로 각각 8·4석에 그친 자민당을 누르고 제1당으로 떠올랐다. 인접한 도카이(東海)·미나미간토(南關東) 지방과 오사카(大阪)·고베(神戶)등 대도시가 밀집한 긴키(近畿)지방에서도 비례구에서는 자민당과 거의 비슷하거나 앞섰다.

도시지역에서 민주당의 선전은 무엇보다 무당파층이 표를 몰아준 결과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소선거구 62.49%, 비례구 62.45%로 집계돼 사상 최저였던 1996년 10월 총선 때보다는 각각 2.8%포인트 높았다. 그 차이 만큼 20, 30대의 젊은 유권자들이 대부분인 무당파층의 투표 참여가 늘어난 셈이다.

도시 지역에서 민주당의 전체 지지율은 27-30%였으나 투표에 참여한 무당파층은 60-70%가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당파층의 약 80%는 야당표라는 고정 관념은 있어 왔지만 민주당에 대한 집중도는 예상보다도 높아 전략적 투표 성향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민주당이 무당파층의 표를 끌어 들인 것은 이들의 반 자민당 성향에 따른 반사적 이익이다. “무당파층은 잠이나 자라”는 모리총리의 실언이 불을 댕긴 측면도 있다. 독자적인 유인책을 마련, 투표율을 70%로 끌어 올렸으면 여당의 과반수 확보도 저지할 수 있었다는 민주당의 후회는 때늦은 것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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