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를 빛낼 한국의 별들시작은 미약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빛을 내는 탁구 여자복식 콤비가 석은미(현대백화점)-이은실(삼성생명)조이다.
지난 1월 탁구 여자복식은 새로 짝짓기를 했다. 그때 한국팀 ‘제1진’으로 류지혜(삼성생명)-김무교(대한항공)가 콤비를 이루게 되자 석은미와 이은실은 선택의 여지없이 한 조가 됐다. 이렇듯 ‘덤’으로 만들어진 새내기 커플이었지만 호흡을 맞춘 지 3개월만에 여자복식의 으뜸으로 떠올랐다.
이-석 조는 지난 5월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준결승에서 선진-양잉조(중국)를 꺾었고 결승에서 김무교-류지혜조에 2-1로 역전승했다.
3월 홍콩에서 열린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세계최강 리주-왕란조(중국)를 물리쳐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두번 연속 일을 낸 것이다.
진진속공 능한 '한국팀 2진'
지난 5월 김무교-류지혜 꺾고
아시아선수권 깜짝우승
아시아선수권은 올림픽 메달 색깔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여자부는 아시아권 국가들이 세계 최정상이어서 아시아선수권대회 성적이 곧 세계 랭킹이기도 하다.
둘은 국내에서는 라이벌이다. 현대백화점과 삼성생명이라는 맞수 팀의 간판이면서 각종 국내대회에서 고비마다 마주서 왔다. 그러나 닮은 점 또한 많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한 날(76년 12월25일) 태어났다. 키(167㎝)도 같다.
이은실과 석은미는 둘다 전진 속공형으로 상대를 쉴 새없이 몰아붙인다. 그러면서도 역할 분담이 잘 된다. 전진 속공형은 유럽 선수들이 까다로워하는 스타일인 동시에 ‘만리장성’을 깨기 위한 비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탁구는 시드니올림픽 남녀 단·복식에 출전한다. 그중 금메달 낭보를 전해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 바로 여자복식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서 양영자-현정화조가 자오즈민-첸징조(중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2년만인 9월22일, 이은실-석은미 콤비는 다시 한번 시드니 하늘에 태극기를 띄울 꿈을 꾸고 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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