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문인 살아숨쉬는 전국26곳 문화유적답사“출발은 시 몇 편, 문장 몇 줄의 문학이었으나 막상 만나게 된 것은 사건과 인물이 살아 숨쉬는 역사의 바다였다.”
자유기고가 허시명(39)씨가 쓴 ‘사랑의 기억만 가지고 가라’(오늘의책 발행)는 조선시대 문인들의 문학을 찾아가는 여행기이다.
많은 문화유적 답사기, 여행 안내서가 나오고 있지만 드물게 이 주제를 다룬 책으로 충실한 내용이 돋보인다.
정철의 ‘성산별곡’이 흘러나오는 담양의 식영정,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울려퍼지던 보길도의 세연정, ‘서포만필’을 마무리짓던 김만중이 바라보던 남해의 푸른 물결. 저자는 전국 스물여섯 곳을 여행하면서 조선시대 50명의 문인과 정치인이 남긴 행적을 살폈다.
그 분위기를 담아낸 사진 150여컷, 지도가 상세하다. 저자는 그들의 출생지 성장지 부임지 유배지 은둔지 묘택을 돌며 후손과 촌로, 향토 사학자들을 만나 구전의 이야기들을 듣고 기록했다.
“역사의 씨앗이기도 하고 열매이기도 한 문학을 따라 떠돌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인간사의 철리(哲理)를 만났다.
나를 떠나 비로소 나를 만났다”고 저자는 말했다. 허씨는 ‘샘이 깊은 물’기자를 지냈고, 출판사에서 ‘한국소설문학대계’100권을 기획제작하기도 한 문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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