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원출신 박영록씨“21세기야 말로 우리 한민족이 통일의 염원을 이뤄 인류번영의 주역으로 나설 때입니다”
1993년 통일국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낸 4선 출신의 노정객 박영록(朴永祿·79·범민족화합통일운동본부 총재)씨가 도보행진을 통한 통일운동에 나섰다.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중국 칭따오(靑島)에서 출발해 위도 38도선을 따라 카자흐스탄 이란 이스라엘 포르투갈 미국 일본을 돌아오는 도보행진을 통해 전세계에 통일의 당위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장장 2년5개월이 걸릴 대장정.
박총재는 이미 지난해 6월 한라산_판문점(서부종단), 부산-통일전망대(동부종단)구간을 25일간 걸었고 1998년 10월에는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에서 출발, 아오모리(靑森)까지 2,750㎞를 부인 김옥련(金玉蓮·76)씨와 함께 3개월 동안 도보행진했다. 그는 “식민교육에 젖어 스스로 못난 민족이라며 자괴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행진을 통해 통일의식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지난달 10일에는 상하이(上海)에서 중국의 사회·환경단체인 남북지속발전위원회(NSISD)와 협력조인식을 갖고 이 단체와 공동으로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남북 공동개최, 대북 전기 지원 등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박총재가 팔순을 앞둔 나이에 이처럼 왕성한 통일운동을 벌이는 것은 “정치권에선 불가능했던 진짜 애국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원래 걷는 데 일가견이 있다. 38세에 민선 강원지사를 지낼 때 관사에서 도청까지 늘 걸어다녔고, 지금도 서울 삼선동 자택에서 관훈동 사무실까지 5㎞를 매일 걸어서 출퇴근한다.
광복절 대장정은 30명이 함께 떠나 약 30억원이 필요하지만 각계의 성원으로 몇 달분 경비는 마련됐다. “내 나이에 끝까지 해낼 지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걷다가 쓰러져 그 위에 돌무덤이라도 생긴다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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